얼쑤! 전통 예술로 너와 나, 모두를 잇다
인천을 넘어 세계로 향하는 연수구립전통예술단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인천 연수구에는 국제적인 행사들이 다른 곳보다 많다. 내·외국인들이 함께 하는 행사도 많다. 이때 우리 전통 예술을 멋지게 공연해 한국적인 것을 내국인들과 세계인들이 좋아하고 공감하게 하는 단체가 있다. 바로 인천 연수구립전통예술단이다.
▲ 제5차 유네스코 학습도시 국제회의(ICLC) 홍보영상 촬영
2004년에 창단된 연수구립 전통예술단은 ‘장사익 소리판’의 타악기 연주자이자 ‘세로토닌 드럼클럽’의 총괄교수인 고석용 예술감독을 필두로 한국적 정서를 담은 품격 높은 공연 콘텐츠를 개발해 오고 있다. 다양한 공연을 통하여 아름다운 우리 음악을 지역주민에게 선보이고, 한국의 소리와 장단으로 관객과 함께하는 신명 나고 역동적인 무대를 선사해 전통 예술의 전승·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 고석용 예술감독
“인천에는 서울보다 국악 인프라가 많다. 부평 풍물 축제도 있고, 각 동, 구마다 풍물단이 있다. 계양구립풍물단, 남동구립풍물단, 부평구립풍물단 등이 있는데, 연수구립은 유일하게 전공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2018년에 연수구 풍물단이 연수구립전통예술단으로 탈바꿈했다. 기악 단원, 소리 단원, 무용 단원, 풍물 단원 등 전문성을 갖춘 단원들로 구성했다.”라며 고석용(48) 예술감독은 연수구립 전통예술단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 찾아가는 음악회
연수구립 전통예술단은 찾아가는 음악회, 찾아가는 음악 교실, 상설공연, 정기공연, 국제 행사 등 지금까지 많은 공연과 행사에 참여해 왔다. ‘찾아가는 음악회’는 연수구민들을 위한 관내 공연으로 아파트, 잔디광장 등 각 동네를 찾아다니며 공연하는 것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전통예술을 공연한다.
코로나19 시기에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구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연수구 내 아파트를 찾아다녔다. 발코니에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코로나 블루 극복 문화 프로젝트 ‘찾아가는 발코니 음악회’를 진행했다. ‘찾아가는 음악교실’은 연수구 관내 초·중·고 학교들을 찾아가 공연하는 것으로 학교들의 신청을 미리 받는다.
▲ 찾아가는 음악교실
매달 진행하는 상설 공연 ‘열두 달이 다 좋아!’는 어린이집, 유치원을 대상으로 한다. 선착순으로 신청받는데, 신청이 없는 달도 있어 1년에 8번 정도 공연한다. 공연도 하고 체험도 할 수 있다. 공연은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는 문어의 꿈, 뽀로로, 동요들을 국악으로 편곡해서 하는데 반응이 좋다. 문어의 꿈은 떼창을 부를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한다. 체험은 버나 돌기리나 여러 동작 등을 배운다.
▲ 상설공연 열두달이 다 좋아
“학생들이 오선보는 알지만 정간보는 알지 못하고, 바이올린은 알아 보지만 아쟁은 알아보지 못해 안타까울 때가 많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면 뿌듯해 하고 좋아한다. 우리 문화에 대해 아이들이 집중하고 관심을 두면 기분이 좋다”라며 임이랑(36세) 단무장은 어렸을 때부터 국악 등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길 바랐다.
▲ 제5차 유네스코 학습도시 국제회의(ICLC) 개막공연
연수구 관내에는 국제 행사들이 많아, 연수구립 전통예술단이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것으로 GCF의 날 축하공연, 제5차 유네스코 학습도시 국제회의(ICLC) 개막공연, 재외동포청 개청식 축하공연 등을 들 수 있다.
▲ 재외동포청 유치기원 공연
▲ 재외동포청 개청식 축하 공연
2021년 ICLC 공연에서는 코로나로 인해 돌아가신 분들을 위로하고 악한 기운을 처용무로 몰아냈다. 지전춤을 추고 살풀이를 통해 살을 풀어 주었다. 우리들의 미래인 아이들이 나와 모둠북을 치며, 학습도시로의 새로운 길을 열어가고자 했다. 재외동포청 개청식 공연에서는 재외동포들에게 우리나라 전통문화가 지루하고 고루한 것이 아니라 아름답고 신나는 예술이라는 것을 전하려 했다.
▲ 특별공연- 장사익과 함께하는 연년익수 열음
정기 공연은 올해 3월 ‘연년익수 보옴’, 7월 특별공연 ‘장사익과 함께 하는 연년익수 열음’을 진행했다. 10월 능허대 축제 공연을 앞두고 있으며 11월 정기공연 ‘연년익수 갈 그리고 결’을 기획하고 있다. 연년익수(延年益壽)는 나이를 먹어도 오래 산다는 뜻인데 연수구의 연수도 여기서 가져왔다고 한다.
고석용 예술감독은 “올해 정기 공연을 기획하면서 일회성 정기 공연으로 하지 말고, 연수구의 봄·여름·가을·겨울을 조명해 보고자 했다. 봄은 글자 그대로 봄이지만, 서로 눈으로 보는 것이 봄이다. 꽃이 피는 것이 봄이고, 코로나로 못 만났던 이웃들과 마주 보는 것이 봄이다. 여름은 열매나 꽃이 열리는 것을 표현하고자 했다. 연년익수는 정기공연 2번에 특별공연 1번이라 여름에서 특별 게스트로 장사익 선생님을 모셨다. 11월에는 이 좋은 시절이 가면 결실을 맺는다는 뜻으로 ‘갈 그리고 결’을 기획하고 있다”라며 정기 공연 기획 취지에 대해 밝혔다.
▲ 특별공연- 장사익과 함께하는 연년익수 열음
‘장사익과 함께하는 연년익수 열음’에서는 장사익 선생이 부르는 노래 전곡을 연수구립전통예술단에서 국악풍으로 반주하며 함께 공연했다. 찔레꽃, 꽃구경, 아버지, 봄날은 간다, 아리랑 등의 반주를 했고, 마지막에 무용공연으로 부채춤을 췄다. ‘연년익수(緣)’이라는 곡을 만들어 무용과 함께 공연했다. 이 곡은 우리에게는 연이 있고 연수구 사람들을 비롯해 우리 모두를 이어준다는 의미가 있다. 이 노래에 맞추어 부채춤을 통해 바람과 물결 등을 표현하며, 새 시대의 문을 열자는 의미도 나타냈다.
▲ 봉산사자탈춤을 하고 있는 박민표 단원 (오른쪽)
“장사익 선생님과 함께하는 올해 연년익수 공연이 기억에 남는다. 풍물북, 사자 역할을 했다.
재외동포청 공연에서도 사자를 했는데, 객석에 앉아 있던 분들이 흥미롭게 봐주셔서 뿌듯했다. 봉산사자탈춤은 아이들 앞에서 공연을 많이 하는데, 아이들이 신기해하고 귀여워하기도 하고, 따라다니는 아이들도 있어 기분이 좋다. 유치원, 초등학교 공연 후 아이들과 사진을 찍고 대화하면 뿌듯하고 흐뭇하다”라며 박민표(28) 단원은 공연 소감을 밝혔다.
고석용 예술감독은 많은 공연을 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공연이 있었다고 한다. 고려인 함박마을에서 찾아가는 음악회를 한 적이 있는데, 독립운동가들의 아리랑과 애국가를 연주했을 때 고려인들이 많이 좋아해 주셨다고 한다. 다른 공연에서는 공연 도중 너무 좋다면서 무대에 올라와 음료수 사 먹으라고 용돈을 주신 어르신도 있었다고 한다.
▲ 특별공연- 장사익과 함께하는 연년익수 열음
“아직도 국악을 생소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고, 풍물 치면 시끄럽다고 하고 아쟁이나 대금을 하면 귀신 나올 것 같다고 한다. 하지만 국악은 지루하고 고루하거나 오래된 것이 아니다. 우리 문화가 켜켜이 쌓여 만든 공력으로 하는 것이다. 우리의 DNA이고 우리의 살과 뼈다. 전통 예술의 가치를 조명하는 국악 교육이 이루어졌으면 좋겠고, 국악교육이 전인교육의 기초로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다” 라며 고석용 감독은 전통 예술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바랐다.
▲ 연수구립전통예술단 단체 사진
지금까지 전통 예술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연수구립 전통예술단의 여러 활동을 살펴보았다. 안정적인 활동이 보장되지 않는 비상임 프리랜서라는 어려움도 있지만, 열정적인 활동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가 점점 전통예술을 좋아하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연수구립 전통예술단의 정기공연이나 신청을 받는 찾아가는 음악교실 등은 빨리 마감이 된다고 하니 더욱 공연 횟수가 늘어나면 좋겠다. 앞으로 더욱 많은 분이 관심을 가지고 응원하길 바라며, 인천과 세계를 잇는 연수구립 전통예술단이 되었으면 한다.
글·사진 최은영 i-view 기자, bestedu7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