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이야기

[인천 이야기] “귀한 마스크, 손소독제 받으니 절로 웃음이…”

발간일 2020.03.16 (월) 13:33

마스크, 손 세정제 무료 배포하는 사람들

코로나19를 계기로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는 자와 쓰지 않는 자로 나누는 습관이 생겼다. 마스크를 한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자를 경계의 눈빛으로 대한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은 마스크 구입이 쉽지 않음을 이유로 댄다. 이대로 가면 마스크 소유 여부가 부의 척도가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귀한 몸값 자랑하는 마스크를, 자비로 구입해 나눠준 의사들이 있는가 하면 손 세정제를 만들어 이웃에게 나누는 사람들도 있다. 코로나19라는 무서운 바이러스 속에서도 따뜻한 온정은 커져만 간다.


▲마스크 무료 기증으로 따뜻한 온정을 나눈 하늘정형외과 의사들.




1만장의 마스크, 이웃의 온정이 되다: 하늘정형외과


마스크의 시초는 분명치 않다. 고대 철학자이자 박물학자 필리니가 처음으로 동물 방광으로 만든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전해진다. 해체과정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을 막는 목적이었다. 중세는 콜레라와 흑사병을 막기 위한 가면을 썼다고 전해진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거리를 둬 나를 지키려는 목적으로 쓰고 있는 마스크가 귀한 몸값이 될 줄은 아마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요즘 구하기 힘든 마스크를 무료로 주민에게 나눠준 병원이 있다.


하늘정형외과에서 나눠준 마스크를 받기위해 시민들이 줄을 서 있다.


지난 4일 영종국제도시 주민들에게 한 통의 문자가 전달되었다.


‘안녕하세요. 하늘정형외과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심적으로 많이 힘든 시기입니다. 저희가 이번에 마스크 1만장을 구하게 되었습니다. 이중 8천 장은 보건소를 통해 영종도 내 취약계층 분들에게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나머지 2천 장은 하늘도시 내 65세 이상 분들에게 오늘 오후 1시에 병원 옆 공터에서 나눠드리려고 합니다. 부족한 수량이지만 필요하신 분들은 오세요~~’


사람들은 눈을 의심했다. 금붙이 보다 귀하다는 마스크를 무료로 나눠준다는 문자에 주민들은 길게 줄을 섰다.

 

“마스크 구하기가 하늘에 별따기인데 무료로 나눠준다고 해서 무슨 보이스피싱인 줄 알았습니다. 속는 마음으로 나왔는데 진짜 이렇게 공짜로 주시네요. 허허허”


“오늘 받은 마스크가 어떤 선물보다 귀하고 값진 것이라,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갑니다. 우리 같은 노인네는 마스크를 어디서 사야 할지 몰라 밖에 외출하려면 고민스러웠거든요. 감사하게 잘 쓰겠습니다.”

웃을 일 없던 요즘, 마스크를 받는 어르신들의 입가가 샐쭉 올라간다.


하늘정형외과에서 기탁한 마스크​.


“에고 부끄럽습니다. 별 것도 아닌데…”

하늘 정형외과 윤재식 원장은 마스크 선행을 알리고 싶지 않다고 인터뷰를 몇 번 거절했다.


“대구의료진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대구에 의료봉사를 지원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걱정 하나가 생겼습니다. 저희 의료진이 코로나19에 걸리는 것은 상관이 없지만, 다녀와 영종도 주민을 진료하다가 혹시 우리가 코로나 전파자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봉사를 접었습니다. 대구주민을 위해서는 가는 것이 맞고, 우리 환자를 생각하면 영종도에 남는 것이 맞고…고민을 하다가 우리가 돈을 조금씩 모아 마스크를 사서 주민들에게 드리면 좋겠다는 결론을 냈습니다. 저희 병원이 영종도 내 제일 큰 정형외과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주민들의 사랑 덕분이었기에 이번 기회에 그 사랑을 작지만 보답하고 싶었습니다.”


윤재식 원장은 별 일도 아닌데 부끄럽단다.

 

“정보도 느리고 마스크 구입에 금액 부담을 느끼는 저소득층과 어르신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1만개 중에 2,500장은 65세 이상 어르신들께 나눠드리고 나머지는 중구보건소를 통해 취약계층들에게 나눠 달라고 부탁드렸습니다.” 신은호 원장은 바쁜 와중에 나눔을 실천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감사하다고 인사하시는 어르신들이 제 부모님 같아 저희도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원종헌 원장은 말했다. 이날 600명의 어르신들에게 개인별로 5장의 마스크가 배포됐다.



하늘정형외과(원장 윤재식)는 하늘도시 첫번째 개원 정형외과다. 의료기관이 부족한 지역특성을 생각해 365일 진료를 시작했다. 그동안 척추 관절통증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곳이 없어 다리 건넜던 주민들에게 반가운 소식이었다. 개원 1년 만에 내원 환자수 8만 명이 되었고 대기시간을 줄이고 안정적 치료를 위해 병원을 확장, 지금은 세 명의 전문의(윤재식, 신은호, 원종헌)가 영종도 주민의 건강을 챙기고 있다.

하늘정형외과는 가급적이면 수술없이 적정한 통증치료와 재활치료를 통한 치료를 지향해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과도한 수술은 환자들의 진료비 부담과 재활기간을 연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윤재식 원장은 환자중심의 치료철학으로 ‘2017 대한민국 100대 명의(시사매거진 주관)’에 선정되기도 했다.


앞으로 하늘정형외과는 영종도 내에 있는 보육원 두 곳에 에어바운스도 무료 설치해줄 예정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어디 나가지도 못하고 보육원에만 있는 친구들을 위해서 작은 선물을 준비중니다.”

병원은 또 마스크를 무료로 나눠 줄 계획이 있단다. 그들의 작은 사랑실천이 지역사회 온도를 1도쯤 올리고 있었다.




333개의 손소독제로 노인들의 건강 지킨다: 송도1동 주민들


“무수에탄올이 70%가 되도록 해야돼요.”

송도1동 주민자치회실이 갑자기 실험실이 되었다. 혼합배율을 맞추는 주민들의 모습이 사뭇 비장하다.


송도1동 지역주민들이 모여 손소독제를 직접 제작했다. 송도1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주민자치연합모금액으로 손세정제 재료를 구입했다. 무수에탄올과 정제수에, 보습력을 보충하기 위한 글리세린과 티트리오일을 넣어 제작된 손소독제는 70ml용기에 넣어졌다.



▲송도1동 지역주민들이 직접 제작한 333개의 손소독제는 송도 1동 내 경로당과 노인일자리참여 어르신, 저소득층에게 배부됐다.​


봉사에 참여한 이회만 씨는 “손소독제가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우리가 만든 소독제가 지역사회 감염예방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음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들이 만든 손소독제 333개는 송도 1동 내 경로당과 노인일자리참여 어르신, 저소득층에게 배부됐다.


“자식도 신경 써주지 않는데 챙겨 주시니 고맙지요. 노인네 주겠다고 일부러 이웃들이 만든 제품이니 소중하게 잘 쓸게요.” 송도1동 김영순 씨는 70ml 작은 손소독제에 백 만 불 소녀미소를 머금었다.


자신의 사재를 털어, 자신의 시간을 쪼개, 남에게 베푸는 온정 덕에 봄기운이 성큼 눈 앞에 와 있다.


이현주 i-view기자 o7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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