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방네

[동네방네] 전 세계 3000마리뿐, 고향 인천 찾아 ‘훨훨’

발간일 2023.01.19 (목) 17:19
인천의 생태계, 세계를 지키다
① 인천 시조 두루미의 귀환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엔 모든 동식물이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공존한다. 새가 없으면 해충이, 최상위 포식자가 없으면 초식동물이 크게 늘어나 먹이사슬이 붕괴된다. 전 세계가 탄소배출량을 ‘0’으로 만들어 지속 가능한 지구환경을 만들어가자는 ‘탄소중립’을 선언한 것도 기후 위기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인천시는 더 나아가 탄소중립 시기를 정부 목표보다 5년 앞당겨 2045년으로 정한 탄소중립 선도도시다. 광활한 갯벌과 깨끗한 바다, 무수한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는 천혜의 땅 인천. <굿모닝인천>이 새해 특별 기획으로 세계를 지키는 인천의 생태계를 탐험한다.


▲ 2022년 12월 강화 동검도를 찾은 두루미 가족이 눈 덮인 갯벌 위에서 쉬고 있다.

2023년 새해, 강화 동검도에 두루미 찾아와

눈 쌓인 갯벌은 고요했다. 함박눈이 내린 지난해 12월 21일 낮 동검도. 광활한 눈밭 사이 구불구불한 갯골로 물이 흘렀다. 겨울바람이 불자 나뭇가지에 쌓여 있던 눈들이 푸르르 흩날렸다. 하늘과 맞닿은 갯벌은 ‘광야’였다.

“꾸르르, 끅끅!” 눈 덮인 벌판 저 끝에서 새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망원경을 들어 초점을 맞추었다. 검은 목과 뒤꽁지, 붉은 정수리. 두루미였다. 모두 네 마리. 두 마리는 날개에 고개를 파묻은 채 서 있고, 두 마리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눈밭 위를 걷고 있었다. 인천시 시조市鳥이자 전 세계적으로 3,000여 마리에 불과한 휘귀종 두루미. 그 두루미가 지금 인천의 갯벌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이날 동검도 일대에서 발견한 두루미는 10여 마리.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 조류로 우리나라가 1968년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두루미가 겨울을 나기 위해 고향 인천을 찾아 날아오는 중이었다.


무병장수·평화·안녕의 상징 인천 시조

무병장수와 부귀영화, 자손 번창, 평화, 안녕을 상징하는 두루미는 ‘학鶴’이라고도 부른다. 수명은 40년. 인천시가 1981년 직할시로 승격하면서 두루미를 시조로 정한 것은 인천 갯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새였기 때문이다. 인천의 진산 문학산을 비롯해 선학동, 청학동, 학익동, 임학역, 송학동처럼 유독 ‘학’ 자가 들어간 지명이 많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오래전부터 인천엔 우리 민족이 신성한 존재로 여긴 학이 많았다는 얘기다.

1980년 전까지만 해도 갯벌이던 서구 경서동, 연희동 일대에선 100여 마리의 두루미가 월동했다는 기록이 있다. 1977년 연희·경서동 일대 갯벌이 ‘천연기념물 제257호’로 지정된 것도 두루미 도래지였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 두루미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든 것은 1980년 동아매립지 사업이 추진되면서 부터이다. 이후 두루미 도래지 보전 가치를 상실하자 문화재청은 천연기념물 지정을 해제한다.

문화재청이 1968년 ‘천연기념물 제202호’로 지정한 두루미는 1984년 한 마리가 죽은 채로 발견된 이후 더 이상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강화 동검도 갯벌 등지로 날아와 겨울을 나고 있는 것이다. 2000년 10마리, 2006년 17마리, 2021년 51마리 등 인천 갯벌을 찾아오는 두루미 개체수는 꾸준히 늘어왔다. 지금 동검도를 찾은 두루미는 오는 2월까지 머물며 겨울을 날 것으로 보인다.


▲ 두루미들이 강화 동검도 연륙교 앞 갯벌에서 칠게 등 먹이를 찾고 있다.(2022년 3월)

“두루미를 지키는 것은 곧
환경을 지키는 것이고,
그래야 인류도 생존할 수 있다.
지구 만물의 삶은 매우 유기적이고
긴밀하게 맞물려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두루미네트워크, 두루미 보호 팔 걷어

전 세계적으로 얼마 남지 않은 두루미를 보호하자며 출범한 ‘인천두루미네크워크’는 지난해 12월 11일 강화도 프레시아관광호텔에서 두루미 환영 잔치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선 〈큰오색딱따구리의 육아일기〉 등으로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 김성호 교수가 ‘두루미가 꿈꾸는 세상’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참가자들은 이어 3개 조로 나뉘어 선두5리 어시장과 동검도 일대, 강화자연농원 등에서 두루미를 관찰했다.

이날 행사는 올해 인천을 찾아온 두루미의 존재를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두루미의 안전한 월동을 위한 다양한 보전 활동의 하나였다. 인천두루미네트워크는 지난해 1월 22일 인천시를 포함한 환경단체, 시민단체, 공공기관, 연구소 등이 모여 출범했다.

갯벌 매립과 함께 사라졌던 두루미가 다시 돌아왔다는 사실에 현재 많은 사람이 고무된 상태다. 인천 생태계가 되살아난다는 시그널이기 때문이다.

‘겨울의 진객’ 두루미가 더 많이 인천을 찾아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곧 ‘지속 가능한 지구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환경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두루미를 지키는 것은 곧 환경을 지키는 것이고, 그래야 인류도 생존할 수 있다. 지구 만물의 삶은 매우 유기적이고 긴밀하게 맞물려 있는 것이다.


▲ 강화도 동검도 갯벌 밀물 때에 두루미들이 먹이를 차지하기 위해 다투고 있다.(2022년 3월)


▲ 두루미 네 마리가 수도권 매립지 안암호 인근 자연습지 상공을 날아가고 있다.(2022년 3월) 수도권 매립지가 조성되기 전 연희·경서동 갯벌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으며, 매년 100여 마리의 두루미가 찾아왔었다.

환경 칼럼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의 보고, 인천
노형래 환경 칼럼니스트

여름이면 지구에 얼마 남지 않은(전 세계 1,000여 마리) 천연기념물 잔점박이물범 300여 마리가 노니는 바다를 품은 도시. 전 세계 6,100여 마리 저어새 중 5,000여 마리의 고향이 있는 도시. 겨울이면 천연기념물 두루미(鶴, 전 세계 3,000여 마리)가 드넓은 갯벌을 찾아 월동을 하는 도시. 지구 어느 곳에서도 보기 드문 같은 고도高度에서 남방계 식물과 북방계 식물이 모두 자생하는 섬을 품은 도시. 바로 인천이다. 지구상에서 절멸해가는 많은 동식물이 마지막 쉼터이자 보금자리로 선택한 도시가 바로 인천인 것이다.

인천에선 세계적인 희귀 동식물을 만날 수 있다. 대표적인 종이 바로 잔점박이물범, 상괭이, 물개, 향유고래 등 해양 포유류다. 전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이자 우리나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저어새, 검은머리물떼새, 큰고니, 황새, 매, 흰꼬리수리 그리고 인천 시조市鳥인 갯벌 두루미도 관찰된다. 우리나라 관찰 조류 550여 종 중 350여 종을 덕적도와 소청도, 대청도, 백령도 그리고 인천의 광활한 갯벌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아열대식물로 전라북도가 북한계지인 남방계 식물도 인천에서 볼 수 있다. 북위 37도 52분에서 만나는 동백나무와 후박나무가 그것이다. 덕적군도에 속한 ‘납도’라는 무인도에는 500여 년 된 남방계 식물 붉가시나무가 분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거의 멸종해버린 매화마름도 5월 강화도 논에선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인천시가 오는 2024년까지 새로운 인천생태지도(비오톱, 도시생태현황)를 만드는 것은 이처럼 인천이 ‘전 세계적인 생태계의 보고寶庫’이기 때문이다. 생태지도엔 백령도, 대청도, 볼음도 등 유인도 23개와 각흘도, 서만도, 상공경도 등 무인도 7개가 새롭게 포함됐다. 지구에서 사라지는 동식물뿐 아니라 인천시민들과 공존하는 다른 많은 생명의 이야기를 담은 인천생태지도. 인천의 생태계는 지금 세계를, 지구환경을 지키는 중이다.


원고출처 : 굿모닝인천 웹진 https://www.incheon.go.kr/goodmorning/index
글 김진국 본지 편집장│사진 홍승훈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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