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여행

[인천 여행] 교동 난정리 들판은 지금, 청보리 살랑살랑~

발간일 2021.06.02 (수) 15:39


비대면 시대 힐링 장소로 각광, 주민들이 힘모아 조성


▲난정 마을 해바라기 정원에 들어서면 펼쳐지는 청보리밭​이 펼쳐진다.


한동안 각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의 특색있는 행사, 장소를 특화해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다. 봄, 가을은 지역축제가 열려 사람들로 북적였다. 요즘은 코로나로 사람이 많이 모이는 행사는 자제하는 추세다.


해마다 봄과 가을이면 유채꽃과 해바라기를 심어 눈부신 꽃의 물결을 이루는 강화도 교동의 난정 마을, 올해는 그 들판에 청보리가 일렁이고 있다. 일부러 멀리 전라도 청산도나 전북의 고창으로 떠나지 않아도 수도권에서도 자연 속의 청보리밭을 볼 수가 있다. 섬 속의 또 다른 섬 강화의 교동도 난정 마을에 가면 무르익어가는 보리밭이 눈앞에 펼쳐진다.


▲난정리 마을 정원으로 올라서면 입구에서 ‘어서 오세요’ 솟대가 반긴다.


5월부터 푸릇푸릇 올라오기 시작한 보리는 통통하게 알곡이 채워지고 이젠 조금씩 금빛을 띄우기 시작했다. 청보리의 색감이 차츰 익어가면서 마치 요즘 아이들의 그라데이션 머리 염색처럼 초록과 노랑이 서로 스며들듯 연결되어 가는 중이다.


잠깐씩 바람이 불어 일렁이면 마치 두 가지 색이 잘 어울린 부드러운 실크처럼 빛난다. 싱그러운 청보리의 초록 초록한 시절이 지나는 시기에 찾은 아쉬움보다는 이렇게 신비로운 색감을 보는 것도 색다른 맛이다.

 

보리밭 입구에서 방문자를 맞는 마을 관리자가 말한다.

"청보리 시기가 지나도 한동안은 보리밭 풍경을 즐길만할 겁니다. 지금부터 점차 누렇게 변해갈 것이고 이 또한 멋진 풍경이잖아요. 6월20일경 수확 예정입니다."


청보리밭과 이어진 난정 저수지는 교동도 평야에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서 만들어진 인공저수지다. 호수를 연상할 만큼 넓은 저수지는 둑 너머로 바다가 연결되어 있어서 얼핏 더 넓어 보여 눈을 시원하게 한다. 인공으로 조성된 저수기이기는 하나 멀리 바다와 섬이 보이고 드넓은 청보리밭이 자연 속에서 함께 잘 어울린다.


▲마을 주민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봄엔 청보리, 가을엔 노란 해바라기를 재배하며 마을 정원을 만들었다.


난정리가 꽃과 청보리의 마을이 된 데는 주민들의 남다른 노고가 있었다. 애초에 난정리 마을 주민들이 힘을 모아 1만여 평의 땅에 꽃을 가꾸고 청보리를 심었다. 모두 함께 공동체 의식을 갖고 마을을 알리기 위함이었다. 주민들의 노력으로 예쁜마을, 강화도의 명소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교동도 대룡시장에서 시작되는 강화나들길 10코스는 머르메 가는 길에 난정 저수지와 청보리밭 구간이 속해 있다. 배낭을 메고 묵묵히 걷는 이들이 간간히 보인다. 

세상과 뚝 떨어진 곳 같아도 끊임없이 많은 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관광객들이 편리하도록 강화군은 편의 시설을 제공했고,  KT에서는 공공 와이파이도 구축했다.




▲청보리밭 너머 난정저수지의 둘레는 무려 5Km의 넓이로 탁 트인 시야가 시원하다. 난정저수지와 청보리밭이 멋지게 어우러진 풍경 속에서 한적한 나들이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보리밭 주변으로 몇몇의 사진가들이 서성이고 보리밭 사잇길을 오가는 풍경이 여유롭다. '너만 보여', '당신만 바라볼게요'. 예쁜 척 하긴, 안 그래도 예뻐', '니 덕분에 심쿵'... 말 그대로 군데군데 심쿵하는 포토존과 조형물이 보인다.
 

▲최근 종영된 SBS 드라마 '모범택시'에서 배우 이제훈이 캠핑장면의 배경은 강화 교동도 난정마을 청보리밭이었다.


해풍 맞고 훌쩍 자란 보리밭에 파묻히기도 하면서 이곳을 즐기는 젊음들이 풋풋하다. 보리밭과 저수지가 훤히 보이도록 한 쪽엔 나지막한 전망대도 설치되었다. 또한 최근 종영된 SBS드라마 ‘모범택시’ 마지막회에서 배우 이제훈의 캠핑 장면의 배경이 이곳 청보리밭이었다.



▲강태공들에게는 낚시와 힐링의 장소로 최적인 고요한 난정저수지의 한낮


저수지 둑 너머로 북쪽 땅이 아련하게 보인다. 그 모습을 더 자세히 볼 수 있는 난정 전망대가 10분 정도 거리에 있다. 조붓한 길을 자동차로 주춤주춤 가다 보면 저수지 주변으로 유유자적한 모습의 강태공들이 보인다.


난정저수지는 낚시터로도 유명해 자연을 즐기면서 세월을 낚으려는 강태공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다른 곳처럼 좌대가 있는 것도 아니다. 취사금지이고 릴낚시도 안된다. '차박, 캠핑 금지'라는 현수막도 있다.


이곳의 한적한 자연 속에서 고요히 지내다 가면 된다. 무엇보다도 낚시의자에 앉아있는 자세부터 세상 편하다. 가끔씩 걷기 동호회 일행들인 듯한 이들이 배낭을 메고 강화나들길을 삼삼오오 지나간다.



▲청보리밭에서 난정 전망대 가는 길은 강화나들길 10코스인 머르메 가는 길이다.


난정 전망대에 올라 망원경으로 들여다보면 북녘땅이 보인다. 눈앞의 북쪽 땅이 곡창지대로 유명한 황해도 연백평야라고 한다. 분단되기 전에는 양쪽의 주민들이 배를 타고 오가기도 했다는 꿈같은 이야기도 들려온다. 거리가 불과 2.3㎞여서 같은 생활권으로 살던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남과 북으로 나뉜 것이다.




▲난정 전망대에 올라 망원경을 통해 북녘 땅을 바라보며 분단 민족임을 실감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철책선 너머로 바로 지척에 물 빠진 바다가 넓게 펼쳐져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니 한쪽으로는 북쪽과 맞닿은 바다이고 다른 한쪽은 바다처럼 넓은 난정저수지 앞으로 청보리밭이다. 분단의 모습은 이렇게도 보여진다. 북쪽 코앞이 접경지역이어도 철조망 옆의 채마밭에선 초여름 볕 아래 무심히 농사짓는 주민의 모습이 마냥 평화로워 보인다. 접경지대라는 긴장과 무서움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강화 교동도 난정마을은 민통선과 가까워 철책선을 동네에서 바로 볼 수 있다.


이 땅의 최전방 섬 교동도의 난정 마을의 보리밭은 순박하다. 마을 사람들이 조성했다고는 하나 덜 인공적이고 수정산 아래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스며있다.


난정마을은 빡빡하게 숨 돌릴 틈도 없이 사는 도시인들에게 피로대신 평온한 휴식을 준다. 이곳 강화나들길을 걷는 이들에겐 분단으로 인한 긴장감 보다는 청정자연의 멋진 풍경에 더 눈길이 멈춘다. 봄이면 청보리나 유채꽃으로, 가을이면 노란 해바라기의 물결이 넘치는 강화 교동도 난정 마을에 지금 청보리가 황금빛으로 익어가고 있다.

글·사진 이현숙 i-View  객원기자,  newtree1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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