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이야기

[인천 이야기] 책과 사람 그리고 이야기, 우리 동네 ‘심야책방’

발간일 2022.05.11 (수) 15:11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골목을 밝히는 책의 힘

어둑어둑한 골목길, 저마다의 하루가 저물고 집을 향해 걷노라면 저녁 장사가 한창인 음식점이나 편의점만 가로등을 도와 빛을 밝힌다. 일과가 마무리된 저녁 언저리, 여가를 즐기기엔 열린 곳보다 닫힌 곳이 더 많다. 문화생활이라면 더욱 그렇다. 따뜻한 공간, 공감 있는 대화가 유독 그리운 시간이다. ‘심야책방’은 그 그리움을 채우고, 문화생활을 할 수 있도록 조성된 우리 동네 작은 책방이다.


▲ 2022년 상반기, 인천의 심야책방은 총 3곳이 선정됐다. 동구 ‘나비날다책방’, ‘책방모도’, 부평구 ‘미래문고’다. 사진은 지난 4월 ‘나비날다책방’에서 진행된 심야책방 모습.

(사)한국서점조합연합회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심야책방을 선정한다. 심야책방은 기존 지역서점의 신청을 받아 전문위원의 심사를 거쳐 선정된다. 특히 폐점 시간을 연장해 특색 있는 문화행사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복합 문화 공간의 역할을 이행할 수 있어야 한다. 선정된 지역서점은 소정의 지원금을 받으며, 약 4개월간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심야책방을 운영한다. (사)한국서점조합연합회(http://www.kfoba.or.kr/)에서 지역서점별 운영될 프로그램을 확인할 수 있다.

2022년 상반기, 인천의 심야책방은 총 3곳이 선정됐다. 동구 ‘나비날다책방’과 ‘책방모도’, 부평구 ‘미래문고’다. 따뜻한 5월, 심야책방으로 선정된 작은 지역서점을 돌아봤다. 저마다의 이야기가 깃든 소중한 공간, 작지만 오래도록 빛날 책방이다.

나비날다책방


▲ ‘나비날다책방’이 위치한 배다리 동성한의원.

배다리 헌책방 골목은 오래된 책방이 즐비해 낡아 보인다. 하지만 낡음에서 엿보이는 세월의 흔적, 깊게 밴 책 냄새가 이곳을 책방 골목으로 불릴 수 있게 한다. 그 틈에 나비날다책방이 있다. 동성한의원이었던 자리를 빌려 ‘문화상점’의 일원으로 책을 팔고,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내준다. 책을 사지 않아도 공유책장 속 책 한 권이면 책과 공간이 공유된다. 이곳을 찾는 이들을 위한 배려이자 선물 같은 책장이다.


▲ 나비날다책방 내부 모습

지난 4월 29일 금요일에는 첫 심야책방이 열렸다. ‘배다리 청춘어람’을 주제로 우리 동네 2030 청년들의 마을살이 이야기가 펼쳐졌다. 이곳, 배다리마을에 정주한 청년들은 시민단체 활동가, 상점주인 등 다양하다. 청년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원도심이 젊어지고 있다. 7월까지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심야책방이 열리는 날이면 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 나비날다책방 위치 : 동구 서해대로513번길 9(구 동성한의원)

책방모도


▲ 책방모도는 책을 ‘낡은 사상을 부수는 도끼와 같다’고 말하며, 모도에서 사람들이 모여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길 바란다. 책방모도에서 진행하는 심야책방은 그런 공간이 되기 위한 밑거름이자 불씨다.

화수동에 발을 딛는 순간, 아파트가 빽빽하게 들어서기 전 정겨운 동네에 와 있는 기분이 든다. 책방 앞 유치원과 미용실은 그 분위기를 배가시킨다. 책방모도는 이런 기분 좋은 정취 속 아늑한 지붕을 덮은 단층의 작은 책방이다. 책장 사이사이 붙어있는 책을 소개한 문구와 책 속 문장은 친절하고 섬세하다.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마련된 공간은 동네가 한눈에 담긴다. 이 모든 것들이 책방모도가 어떤 곳인지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 책방모도 내부 모습

2020년과 2021년, 코로나19로 큰 제약이 따랐을 때도 책방모도는 온라인(on-line)을 통해 꾸준히 북 토크(book talk)를 진행해 왔다. 이곳은 책이 ‘낡은 사상을 부수는 도끼와 같다’고 말하며, 이 공간이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으로 활용되길 바란다. 심야책방은 그런 공간이 되기 위한 밑거름이자 불씨다. 작은 동네 속 작은 책방에서 책장 넘기는 소리가 고요하지만 힘 있게 울린다.

○ 책방모도 위치 : 동구 화수로47번길 14

미래문고


▲ 미래문고는 옛날 책방의 감성과 낭만이 남아있는 공간이다. 서점이자 문구점으로 심야책방 운영을 통해 독서토론과 북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문고’는 보통 책이 있는 곳을 통칭하는 말로 쓰이지만, 학창 시절 기억을 끄집어 본다면 문구점과도 같은 곳이었다. 알록달록 학용품과 장난감은 눈을 현혹시켰고, 등교 전과 하교 후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기도 했다. 미래문고는 그때의 감성과 낭만이 있다. 서점이자 문구점이며, 나아가 문화공간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열린 책방이다. 가장 안쪽에 자리한 문화공간에선 때때로 독서 토론과 북 콘서트(book concert)가, 그리고 심야책방이 열린다.


▲ 미래문고의 심야책방 첫 시간은 ‘컬러링 북’을 통해 심리를 돌보는 시간이었다. (사진=미래문고)

4월 29일 금요일 ‘컬러링 북(coloring book)’을 테마(thema)로 미래문고의 2022년 상반기 첫 심야책방이 열렸다. 남은 5월 27일, 6월 24일, 7월 29일 금요일에는 ‘그림책 깊이 읽기’, ‘캘리그래피(calligraphy)로 에코백(eco bag) 만들기’, ‘책에서 나온 무비&톡(movie&talk)’이 진행된다. 책의 다양성, 활자가 주는 재미를 느끼고, 책과 영상의 교집합을 찾는 과정에서 각자의 생각을 나누며 교감하는 시간이 기대된다.

○ 미래문고 위치 : 부평구 수변로 3


▲ 심야책방 포스터 ((사)한국서점조합연합회 제공)

글·사진 박지은 i-View 객원기자, wldms0954@naver.com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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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12 09:40:40.0

    예쁜 책방이 많네요 한번 들려봐야겠아요 좋은 소식 전해줘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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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5-12 09:10:17.0

    나비날다, 청산별곡 이야기는 너무 많이 나오니까 좀 그러네요. 구도심에 젊은이들이 모여서 활동하는 것은 감사하고 좋은 일인데, i-view나 다른 매체에서도 워낙 많이 나오니 이제는 그닥... 새로운 무언가를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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