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이야기

[인천 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향기로운 기부

발간일 2018.06.20 (수) 16:16


나누면 두 배가 되는 아름다운 꽃 봉사, 플리(FLRY)

결혼식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꽃. 결혼식의 주인공인 신부를 더 아름답고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손님들을 맞이하는 장식으로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행사가 끝난 뒤엔 꽃들은 제 역할을 다하고 버려지는 신세가 되고 만다. 그런데 이러한 꽃을 기부 받아 소외된 이들에게 전달하는 봉사단체가 있다. 바로 ‘플리’다. 그 중에서도 인천 지역을 위주로 활동하는 팀이 따로 있는데 스무 명이 조금 넘는 자원봉사자들도 구성되어 있단다. 그런 그들을 현장에서 직접 만나보았다.
 



여기서 잠깐!

꽃 봉사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이루어집니다.

하나, 기부처로부터 생화를 전달받습니다.

둘, 꽃을 상자에 담아 수혜처로 이동합니다.
셋, 꽃의 상태를 확인하고 분류합니다.
넷, 피스와 다발을 만들 꽃들을 인원수대로 나눕니다.
다섯, 봉사자들이 수혜대상자들과 함께 꽃을 꽂습니다.
여섯, 완성된 작품을 전달합니다.

(단, 기관과 일정에 따라 내용은 조금씩 달라질 수 있음.)

 


업체 측에서 기부한 꽃을 수혜처에 전달하기로 한 날. 원인재역 부근에서 출발해 꽃상자를 싣고 고잔동에 위치한 한 요양원에 도착했다. 단순히 전달만 하기 보다는 직접 센터피스 작품을 만드는 수업을 진행하기로 한 상태. 이미 세팅된 테이블에 옹기종기 둘러앉으신 어르신들의 얼굴에서 설렘과 기대를 읽을 수 있었다.

 



인원수에 맞춰 꽃을 분류하는 작업을 거친 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수업. 혹시라도 남아있는 가시나 거친 면에 손을 다칠 새라 봉사자들은 가위를 들고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재차 확인을 했다. 정해진 방법에 따라 하기보다는 옆에서 조금씩 도움을 받아 자유롭게 꽂다보면 어느새 한 작품이 뚝딱! 아름다운 꽃을 들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어르신들은 어느새 세월을 훌쩍 거슬러 올라가 소년소녀가 되어있었다.




과정도 결과도 행복하고 보람찬 꽃 나눔


사실 봉사를 하다보면 열악한 환경이나 어려운 조건으로 인해 과정자체는 즐겁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옆에서 지켜본 꽃 봉사는 달랐다. 기부 받은 꽃을 건네받고 분류를 하고 어르신들과 함께 꽃을 만지는 전 과정 내내 봉사자들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가시질 않았다. 돕는 사람도 도움을 받는 사람도 모두 행복해질 수 있는 아름다운 나눔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플리’ 인천팀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이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아보였다.

 


Q. ‘플리’ 활동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이혜정: “꽃 봉사를 하게 된 건 우연히 한 포털사이트에서 글을 보게 되면서였어요. 지원을 하고 난 후에 여러 수혜처를 다니면서 어린친구들도 어르신들도 많이 만나 뵙게 되었는데 꽃을 받아들었을 때의 그분들의 표정이 아직도 잊히지를 않아요.”


강도영: “학교를 다니면서 4천 시간 정도를 봉사를 하다 보니 정말 다양한 활동을 접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꽃을 매개로 봉사를 하는 단체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지원을 하고 활동하게 되었는데 올 때마다 제가 더 행복해져서 돌아가는 것 같아요.”


채지원: “인천팀에서는 2기 때부터 시작을 해서 약 일 년 반 정도 봉사를 해오고 있어요. 원래 꽃과 관련된 수업도 듣고 자격증도 땄었는데 ‘플리’를 통해 제가 가진 재능을 이용해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지금도 잘 선택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권자영: “먼저 시작한 친구의 권유로 참여하게 되었어요. 아직 그렇게까지 오래 활동한 건 아닌데 함께 봉사를 하시는 분들도 그렇고 분위기 자체가 너무 좋아서 즐겁게 하고 있어요.”

 


Q. 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이혜정: “어렵다기 보다는 그날 가는 기관에 따라 성향이 좀 다르기 때문에 신경을 쓰는 편이예요. 어린친구들 같은 경우에는 반응도 제일 좋은 편이고 마음도 빨리 여는데 십대 친구들은 처음에는 마음을 잘 안 열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리거든요. 그래서 그런 특성들을 참고해서 그 날 활동을 진행하려고 하죠.”


강도영: “어르신이냐 아니면 어린친구들이냐에 따라 쓰는 말투나 행동이 달라야 하거든요. 그래서 그 점을 항상 염두에 두는 편이예요. 그리고 먼저 좀 더 다가서려고 하고 어색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해요.”

 


Q. 아무래도 도움의 손길이 늘어나야 좀 더 많은 분들이 꽃의 아름다움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혜정: “예전에는 인천 내에서 기부를 해주시는 분들이 안 계셔서 서울까지 가서 활동을 해야 했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기부처에서 근거리의 기관에 꽃이 전달되기 때문에 인천까지 나눔이 잘 이루어지지 못 했거든요. 다행히 지금은 인천 내에서 꽃을 기부해주시는 곳이 있어요. 하지만 아직까지는 많지는 않은 편이예요. 그래서 조금 더 많은 신랑신부들과 업체 쪽에서 관심을 가져주시고 손길을 나눠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Q. ‘플리’ 인천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계시거나 함께 해보고 싶은 분들이 있으실 것 같아요. 그런 분들에게 한 마디 해주시면 어떨까요?


이혜정: “꽃 봉사를 하다 보니 꽃에 대해 굉장히 잘 알고 이런 쪽의 일을 해본 적이 있는 사람만 지원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데 실은 그렇지는 않아요. 꽃의 아름다움을 나눌 수 있는 따뜻한 마음과 책임감이 있으시다면 충분합니다.”


주중에 일을 하거나 학업에 매진해야 하는 직장인과 학생에게 황금 같은 주말에 봉사를 한다는 건 어쩌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 기꺼이 나누는 이들이 있다. 그렇기에 오늘도 소외된 자리에는 볕이 든다. 다행히 이 따스함을 행복을 함께 하고자하는 사람들이 아직 많다. 그렇기에 오늘도 꽃을 실은 배는 순항중이다.



최하나 객원기자 lastchristmas86@hanmail.net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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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21 17:52:25.0

    오래 전부터 한번 쓰고 버려지는 꽃이 아깝다고 생각을 했는데, 참으로 좋은 일들을 하십니다. 일석이조가 따로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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