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자전거 동호회, 동부 엠티비(mtb) 사람들
답답한 도시 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자전거를 타고 산과 들을 달려본다면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다 풀릴 것 같다. 사이클링은 유산소 운동으로 심폐와 인지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든다. 이런 이유로 젊은 세대 못지않게 사이클링을 즐기는 중장년층들이 늘고 있다.
인천의 자전거 동호회 중 4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시니어들이 활발한 활동을 하는 자전거 동호회로 ‘동부 엠티비(mtb)’가 있다. 인천과 전국 어디서나 신나는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는 ‘동부 엠티비 (mtb)’ 회원들 중에는 특히 고령의 나이에도 열정적인 사이클링을 하는 회원들이 많다.
▲ 인천의 자전거 동호회 ‘동부 엠티비(mtb)’는 4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시니어들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인천과 전국을 다니며 신나는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는 ‘동부 엠티비 (mtb)’ 회원들 중에는 특히 고령의 나이에도 열정적인 사이클링을 하는 회원들이 많다. 사진은 동부 엠티비 회원들이 자전거 라이딩하는 모습.
“오토바이 가게를 30년 하다가 허리와 무릎이 안 좋아져 자전거를 타게 되었어요 자전거를 3개월 타니 무릎이 좋아지고, 6개월 타니 허리가 정상으로 돌아왔어요. 16년 전 오토바이 가게를 자전거 가게로 바꾸고, 15년 전부터 동호회를 결성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2009년부터 시작된 동부 엠티비에 회장이자 자전거 가게 사장을 맡고 있는 김일봉(64) 회장이 동호회 활동을 하게 된 계기다. 자전거숍의 이름도 ‘동부 엠티비’인데, 자전거를 사거나 정비하러 오는 사람들에게 교육을 시켜 주자 순차적으로 회원들이 모였다. 입소문과 지인들의 소개로 현재 약 50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 동부 엠티비는 김일봉 회장(64)이 선두에서 이끌고 있다.
▲ 자전거 라이딩 선두를 이끌고 있는 김일봉 회장.
“많이 타는 자전거는 크게 로드(road) 사이클과 엠티비(mtb) 하드텔 2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로드 사이클은 서울 한강이나 아라뱃길과 같이 길이 좋은 포장도로에서 타기 좋습니다. 20 ~30대와 뼈와 유연성이 좋은 사람들이 속도를 많이 내면서 탑니다. 상체를 많이 엎드려야 해서 속도를 내다 사고가 나면 순간적으로 대처하기 힘든 연장자들은 타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엠티비 하드텔은 길이 안 좋아도 탈 수 있는 자전거입니다. 웅덩이, 자갈, 흙이 있어 울퉁불퉁한 길도 달릴 수 있습니다. 인천의 경우 도로 여건이 안 좋아 엠티비 하드텔을 타는 사람들이 80 ~ 90%입니다.”
동호회 활동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이론과 실기를 가르친다. 자전거 라이딩을 함께 하면서 가르치고 배워 현장 감각을 빨리 익힐 수 있다. 주말을 포함해 주 4회 정도 동호회 회원들과 자전거를 탄다. 500여명 회원 가운데 100여명이 사이클링에 정기적을 참여하고 있다. 날씨가 좋을 때는 한 번에 30~40명 정도 나오고, 요즘같은 추운 겨울에는 5~10명 정도 라이딩에 참여하고 있다.
라이딩 코스는 바람이 많이 불면 단거리 업다운 코스로 잡고, 바람이 안 불 때는 평지 코스로 길게 잡는다. 봄·가을에는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경치 좋고 풍경 좋은 곳으로 멀리 가기도 한다. 30~ 40명 정도 갈 때는 차를 타고 자전거를 싣고 이동한 후, 거기서 코스를 잡아 자전거 라이딩을 하고 온다.
▲ 동부MTB의 시니어 회원인 김중하(70) 씨.
▲ 자전거 라이딩을 하고 있는 김중하씨.
김중하(70) 회원은 어렸을 때 자전거 시작했는데 느낌이 좋았다고 한다. 동부 엠티비에서 자전거를 탄 지는 2년이 되었다. 먼 거리 여행은 무리지만, 회장이 잘 리드해 주어 100km는 무리 없이 탈 수 있다.
그는 “동부 엠티비에 오고 체력이 많이 좋아졌고 생활 자체가 즐거워졌어요. 5-10년 젊어진 느낌 이 들어 나이를 초월하는 것 같습니다. 꾸준히 사이클링을 했더니 하체가 튼튼해지고 근육이 많이 잡힙니다. 웬만큼 활동해도 힘들지 않습니다.” 라며 동호회 참여 소감을 밝혔다.
▲ 청년들 못지 않게 사이클링을 잘하고 열정적인 나길남 회원(80).
25년간 자전거를 탔다는 나길남(80)회원은 동부 엠티비에서 활동하는 것이 제일 재미있고 생활의 활력소가 된다. 건강도 좋아지고 경치 좋은 곳을 MTB를 타고 다니니 기분이 좋다. 배가 4시간에 한 번 있는 작약도에 갔는데, 라이딩을 하면서 제일 경치가 좋았던 것으로 기억했다.
나씨는 “병도 없고 아픈 곳은 없는데 자전거를 타고 통일전망대에 다녀오는데 맹장이 터진 일이 있었어요. 130km를 집중해서 왕복으로 라이딩하다 보니 배가 아픈 것도 잊고 달렸어요. 많이 아프지는 않았는데, 힘이 없었고 입원하고 보름간 고생했습니다. 하지만 치료받고 잘 회복되어 다시금 사이클링을 하면서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라며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에 대해 회상했다.
▲ 소래에서 시흥으로 넘어가는 코스를 사이클링을 하고 있는 동부 엠티비 회원들.
김순례(62)씨는 남편과 둘이서 자전거를 타다가 회사 후배 소개를 받아 동부 엠티비에서 활동하게 됐다. 걸을 때 무릎이 안 좋아서 자전거를 타면 좋다고 페달을 힘껏 밟아온 결과 무릎도 좋아졌다. 2년 동안 활동했는데 처음에는 체력의 한계로 힘들었는데, 지금은 마음도 몸도 건강해졌다.
“10년째 자전거를 탄 언니가 와 보라고 해서 대부도에 갔는데 별천지 세상이 보였어요, 이렇게 좋은 세상도 있구나라는 생각에 사이클링을 시작했는데 동부 엠티비 숍에서 자전거를 고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됐습니다. 여자들은 자전거 고장 날까 봐 혼자 못 타는 경우가 많은데, 고장 나면 고쳐주니 좋습니다.”
박찬숙(64) 회원은 혼자서 타면 멀리 못 가는데 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구봉도 망해암, 삼막사에 갔던 것이 좋았다. 제주도에 가서 자전거 라이딩을 하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부부가 함께 하기에 좋은 운동으로 사이클링을 꼽은 김정애(59)씨는 동부 엠티비에 부부 15팀이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몸과 마음의 좋아지니 서로 잘 이해하게 되어 가족간에 싸울 일이 없어서 좋다. 시작한 지 1년인데 살이 10kg 빠진 것은 큰 성과라고 말했다.
“버스 운전을 20년 했더니 하체에 힘이 많이 없어졌어요. 당뇨가 심했고 병원에서 무릎 연골이 파열되었다는 진단을 받았어요. 수술이 안 되고 통증이 심해 연골주사를 맞고 다녔어요. 그런데 자전거를 타니 연골은 그 상태이지만, 통증이 없어지고 더 나빠지지 않았어요. 다리에 근육이 딱 붙었고 산도 잘 타고 있습니다. 당도 떨어져 당뇨약도 줄이고 있습니다. 자전거로 장거리 라이딩을 하기 위해 담배도 끊었더니 건강이 아주 좋아졌습니다.”
▲ 동부MTB 회원들은 강화도나 원거리 라이딩을 위해선 자전거를 차에 실은 뒤 떠나기도 한다.
임진웅(56) 회원은 사이클링으로 얻은 최고의 혜택으로 건강이 좋아진 점을 꼽았다. 대부분의 회원들도 규칙적인 사이클링 효과로 건강이 좋아진 점을 들었다, 면력력도 좋아져 감기에 걸리는 일도 줄어들고 코로나에 걸리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동부 엠티비 회원들이 추천하는 라이딩 코스로는 도로가 좋아 마음대로 달릴 수 있는 영종도 코스, 대부도 지나 구봉도 코스, 안양 삼막사, 춘천, 군산, 목포, 지리산 오도제 등을 들었다. 평지는 평지 나름대로 달리는 맛이 있고 언덕은 언덕대로 올라가며 내려가는 쾌감을 느낀다.
김일중 회장과 동부 엠티비 회원들은 ‘돈을 가지고 있는 것보다 자전거를 열심히 타서 체력을 만드는 것이 돈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앞으로 운동에 게으르지 않고 빠짐없이 일주일에 4번, 사고 없이 많은 사람들과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 건강하게 오래오래 100세까지 자전거 라이딩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 인천 구월동에 있는 동부 엠티비 자전거 숍.
동부 엠티비 회원들은 자전거 라이딩을 하면서 몸과 마음이 힐링되고 건강이 좋아져서인지 원래 나이보다 5~10년 정도는 젊어 보였다. 열정을 가지고 같은 곳을 바라보며 따뜻한 분위기에서 서로 잡아주고 이끌어주는 모습에 마음이 훈훈해졌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열정을 가지고 행동하는 사람은 누구나 청년이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함을 다시 한번 확인한 소중한 시간이었다.
글·사진 최은영 객원기자 bestedu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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