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다양성과 국제 연극 교류를 위한
‘제9회 인천 이중언어연극제’
“우리의 지구가 어느 한 사람의 부와 어느 한 기업의 발전과 어느 한 나라의 번영을 위해서 서로 경쟁하는 장소가 아니라 구성원 누구 하나 뒤처지는 일 없이 서로 협력하여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어 갈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 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연극제를 기획하였다.”라고 ‘인천 이중언어연극제’ 신승일(54) 조직위원장은 말했다.
▲ ‘인천 이중언어연극제’ 중에서, 가운데가 신승일 조직위원장(사진 제공 인천 이중언어연극제)
‘인천 이중언어연극제’는 2013년 처음 연극제를 개최한 이후 2016년, 2020년 각각 메르스 사태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연극제가 취소된 2년을 제외하고 올해 제9회 연극제를 개최해 오고 있다.
이중언어연극제란?
한 개의 작품을 공유하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언어 그룹에 속한 공연단체들이 함께 각각의 언어 버전으로 작품을 만들고 그 과정을 양쪽의 교집합인 이민자, 다문화 커뮤니티가 매개하는 형태의 연극제다.
우리 연극제는 교류 당사자 간의 호혜적 활용을 바탕으로 각각이 의미 있는 단위의 목표를 달성하고 예술적 성취를 이룰 수 있도록 장기간 지속될 긴밀한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리 사회에 이민에 대한 건전한 인식을 정립하고 국제간 연극 교류의 활성화를 위해 2013년에 시작하였다.
▲ ‘인천 이중언어연극제’ 중에서(사진 제공 인천 이중언어연극제)
‘제9회 인천 이중언어연극제’ 작품 개요
■ 개막공연 : 주작의 향기바람, 그 오디션
작품 소개 : 제8회 연극제에서 배우공동체 자투리가 일본의 Kulkri와 함께 제작한 ‘주작의 향기로운 바람’의 오디션 과정에서 제안된 프로젝트 공연이다. ‘주작의 향기로운 바람’의 캐스팅을 위한 오디션 과정을 통해서 작품을 바라다보는 일종이 백스테이지극.
■ 한-일 교류공연 : 최후의 연극_最後の演劇
작품 소개 : 제7회 연극제에서 필리핀 교류전 작품인 내 친구 카림의 작가 유지희의 신작으로 기계가 인간을 넘어서는 순간으로 알려진 싱귤래러티(Singularity) 이후의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서로 다른 두 세계의 공존을 이야기하고 있다.
■ 한-필리핀 교류공연 : 버닝 옐로우(Burning Yellow)_Nasusunog na Dilaw
작품 소개 : 남아공 출신 극작가 아똘 퓨가드의 작품 아일랜드의 영향을 받아 만든 작품으로 아파르트 헤이트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담고 있는 원작의 정신을 우리 시대에 맞도록 새로운 창작을 가미한 작품이다.
■ 한-베트남 교류공연 : 오, 걸!(Oh, Girl!)_Ôi, cô gái!
작품 소개 : 위대한 게츠비의 작가인 대문호 스콧 피츠제럴드. 그리고 그의 아내 젤다 피츠제럴드. 젤다는 여성이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없는 세상과 부딪혔다. 1920년대, 종속된 존재가 아닌 독립적인 예술가로 존재하기를 원했던 한 여성을 바라보고,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 우리 시대의 자존과 독립이라는 가치를 되짚어 보는 작품이다.
‘제9회 인천 이중언어연극제’ 신승일 조직위원장 인터뷰
서로의 문화와 언어를 경험하며 인식을 바꾸어 나가도록
▲ ‘인천 이중언어연극제’ 신승일 조직위원장(사진 제공 인천이중언어연극제)
21일부터 4일간 열리는 ‘제9회 인천 이중언어연극제’의 신승일 조직위원장을 인터뷰했다.
Q. 인천에서 ‘이중언어연극제’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저는 스스로를 이민자의 자식이자 실패한 이민자라고 말합니다. 우리나라 근대이민이 시작된 도시이자 근대연극이 시작된 도시 인천에 있는 연극 전용 극장의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이민과 연극을 연결한 연극제를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에는 코리안 디아스포라들을 모아 한민족 연극제를 만든다는 계획을 하고 있었으나 한국에서 나간 이민의 문제보다 한국으로 들어온 이민 문제가 더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사회문제라는 인식이 생겨나서 인천 이중언어연극제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
▲ 2019년 ‘인천 이중언어연극제’ 공연 후의 필리핀 멤버들
Q. 특히 이번 공연에서 주목할 것이 있다면?
“우리 연극제는 다문화 사회로 급속히 접어든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이민 커뮤니티 당사자들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는 것을 제일의 과제로 삼고자 합니다. 남편에게 맞아 죽은 베트남 신부, ‘독도는 어느 나라 땅이니’란 강조된 질문을 들어야 하는 일본계 다문화 청소년, 한민족인 중국계 동포들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대량 생산해 내는 대중문화 등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들은 산적해 있지요. 그러나 우리는 그러한 문제들을 구호로 만들어서 해결하려고 하지 않을 거예요. 그저 서로의 문화를 서로의 언어를 경험하고 접하게 함으로써 인식을 바꾸어 나가도록 할 것이며 서로 돌봐줄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천천히 함께 내딛는 한 걸음을 만들어 갈 거에요. 누군가를 돕는다는 마음이 아니라 자신을 스스로 돕는다는 마음으로 이민 커뮤니티의 연착륙을 안정적으로 도와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제고하고 언젠가는 이민 커뮤니티가 우리 연극제의 경제적 토대가 되어 에든버러나 아비뇽을 넘어설 수 있는 시기가 올 것을 믿으며 이 연극제를 그들과 함께 만들어 나갈 거예요.”
▲ ‘인천 이중언어연극제’ 중에서(사진 제공 인천이중언어연극제)
Q. 연극제를 9회째까지 진행하면서 느끼는 어려움이나 보람이 있다면?
“매번 예산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고, 그 탓에 적은 인원이 준비하다 보니 시간에 쫓기게 되고 많은 사람에게 폐를 끼치게 됩니다. 그래도 누군가는 이 연극제로 인해 힘을 얻고 누군가는 즐거워하고 누군가는 동지를 만나서 어려움을 나누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보람을 느낍니다.”
Q. 시민이나 관객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많이 보러와 주시고 주변에 알려주세요. 우리 사회에 더 많은 다양성을 가져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습니다.”
○ 문의처 : 배우공동체 자투리 032-218-3927 / 010-3472-3123
글·사진 야마다 다카코 i-View 기자, ragoyan9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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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n@naver.com 2023-09-19 17:29:41.0
9월22일 한-일본 교류공연은 오후7시 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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