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탐방] 학교에 계란판, 밧줄, 폐박스 가져간 이들은 누구일까?

발간일 2022.08.02 (화) 15:46
환경과 마을 아이들에게 진심 다하는 ‘만수꿈말교육공동체’

“ 더 세게 밟아봐! 조금 더 힘차게! ”
자전거 위에 앉은 학생은 조금 더 힘 있게 발을 구른다. 그러자 자전거와 연결된 전구에 불이 ‘반짝!’하고 들어온다. 계속해서 자전거 페달을 돌리자 전구의 불이 꺼지지 않고 환한 빛을 유지한다.


▲ 만수꿈말교육공동체에서는 인천시 마을계획지원사업으로 자전거 발전기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소수의 아이들만 신청을 받아 전문 강사와 아이들이 손수 자전거 발전기를 만들었다.

만수꿈말교육공동체에서는 지난 7월 19일부터 22일까지 4일간 인천시 마을계획지원사업으로 자전거 발전기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소수의 아이들만 신청을 받아 전문 강사와 아이들이 손수 자전거 발전기를 만들었다. 자전거와 발전기를 연결하는 고정나무판을 톱으로 자르고 변압기, 배터리, 인버터를 연결하니 자전거 페달을 돌릴 때마다 연결된 전구에 불이 들어오고, 선풍기가 작동을 한다.

“버튼을 누르면 당연히 불이 들어오고, 콘센트에 전자기기를 연결하면 작동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잖아요. 오늘 만들어 본 발전기가 지금은 크게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해본 것과 해보지 않은 것의 차이는 크다고 생각해요. 발로 페달을 밟아 전류가 흐르게 하는 그 경험이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환경문제에 새로운 열쇠가 될 수 있거든요”


▲ 자전거발전기 프로그램은 자전거와 발전기를 연결하는 고정나무판을 톱으로 자르고 변압기, 배터리, 인버터를 연결하니 자전거 페달을 돌릴 때마다 연결된 전구에 불이 들어온다.

자전거 발전기 만들기 프로그램을 마친 후 최성용 대표와 정경훈 마을 활동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만수꿈말교육공동체는 남동구 만수 2,4동에서 활동하고 있는 교육공동체이다. 남동구 청소년기관에서 청소년지도사로 활동을 하던 최성용 대표, 정우리 마을활동가, 정경훈 마을활동가, 박은주 마을활동가가 주축이 돼서 운영을 하고 있다. 각자 가진 재능들이 톱니바퀴 맞물리듯이 조화롭게 합을 맞춰나가는 중이다.

2018년 새말초에 자녀들이 재학 중이었던 정우리, 정경훈, 박은주 활동가가 학교에서 진행하는 마을축제에서 만났고, 그렇게 마음과 뜻이 마음이 맞는 학부모들이 모였다. 처음엔 공동육아니, 마을문화공동체니 하는 단어도, 그런 활동 들이 있는 것도 몰랐다. 그저 마을과 학부모에게 문을 열어주는 세말초등학교 덕분에 학부모 동아리를 만들었다.

단순히 ‘부모들이 먼저 배우고 아이들에게 알려주자’는 생각뿐이었다. 그렇게 종이접기를 배워서 알려주고, 점심시간에 학교의 빈 공간에서 아이들과 손뜨개놀이, 공기놀이 등 놀이 활동을 했다. 학교와 아이들의 만족도는 100만점에 100점이었다.




▲ ​트리니팅은 사람들이 모여서 뜨개질을 알려주고, 무늬를 넣어가며 나무의 뜨개 옷을 입히는 작업이다.​

2019년 연말엔 정경훈 활동가가 트리니팅이라는 새로운 일을 만들었다. 남동구에 위치한 새말 초는 만수시장과 만수주공아파트 사이에 위치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이다. 이동인구는 많은 곳이지만 왠지 무채색에 가까운 이곳 거리의 나무들에게 손뜨개로 만든 옷을 입혀주기로 한 것이다. 사람들과 모여서 뜨개질을 알려주고, 무늬를 넣어가며 나무의 뜨개 옷을 만들었다. 화려하고 따뜻한 옷을 입은 나무를 보며 내 옷도 지어 달라는 사람도 있었고, 나무 앞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있었다. 활동가와 학부모, 아이들의 작은 활동이지만 온 마을이 크게 웃게 되었다.


▲ 만수꿈말교육공동체에서 운영하는 남동마을학교 아이들의 놀이 장면.

작은 일이지만 마을에 변화가 있고, 마을에 생기가 도니 왠지 모를 자신감이 생겼다. 서울에서 마을활동을 한다는 곳에 탐방도 다녀왔지만 우리가 더 잘 할 것 같았다. 우리 마을에서도 뭔가를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았다. 그렇게 2020년 ‘만수꿈말교육공동체’라는 이름이 생겼다.

그렇게 학교정규수업인 창체(창의적체업수업)수업에 학년별로 ‘팝업놀이터’도 진행했다. 학교 강당에 아이들이 가지고 놀 수 있는 물감이며, 공들부터 놀이와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두꺼운 밧줄, 폐박스, 계란판 등을 펼쳐놓고 아이들이 스스로 놀게 만들었다. 아이들이 무엇을 어떻게 가지고 놀던 참견하지 않았다.

활동가들은 아이들이 다치지 않도록 안전에만 신경을 썼다. 그 결과 아이들이 생각하지도 못한 방식으로 놀기 시작했다. 각자 그림을 그리고, 폐박스로 아지트를 만들고, 누군가 줄다리기를 하면 거기에 다 같이 모여 온힘을 쏟아 줄을 당겼다. 그리고 다시 자기의 놀이로 흩어졌다. 아이들에게도 새로운 경험이었지만 활동가들에게도 큰 깨달음이 있었던 시간이었다. “이게 진짜 놀이구나, 이게 진짜 창의적 활동이구나, 아이들하고 이렇게 활동해야겠구나!” 하는 깨달음을 알게 됐다.

만수꿈말교육공동체는 인천시 마을계획수립지원사업과 남동마을학교의 지원을 받아서 운영되고 있다. 특히 환경활동과 아이들 환경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종이로 재활용되지 않는 우유팩을 따로 모으는 우유팩수거활동을 하고, 자체적으로 환경교육과 생활에서 실제로 할 수 있는 환경 활동프로그램까지 개발하고 있다.


▲ 만수꿈말교육공동체에서는 종이로 재활용되지 않는 우유팩을 따로 모으는 우유팩 수거활동을 하고, 자체적으로 환경교육과 생활에서 실제로 할 수 있는 환경 활동프로그램까지 개발하고 있다.

“지금 시대가 환경문제를 떼어놓고 이야기를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지금도 기후문제가 심각하다고 하고, 자원순환이나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하지만 다음세대를 살아갈 아이들을 생각하면 정말 손 놓고 있을 순을 없겠더라구요. 아이들 대상으로 환경교육도 많이 진행되는데, 성인인 제가 들어도 솔직히 지루하고 어려웠어요 그래서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아이들이 접근하기 쉬운 교육과 활동을 만들어서 진행하고 있어요.”

8월 달에는 남동마을학교에서 진행되는 ‘우리는 마을의 그레타’를 진행할 예정이다. 스웨덴의 소녀 환경운동가의 ‘그레타 툰베리’의 이름을 따서 만수 2,4동 지역의 그레타로 활동할 계획이다.


또 올해 하반기에도 다양한 프로그램과 활동을 기획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인천의 역사기행프로그램과 친환경 생활용품을 만들어보고 나눌 계획도 가지도 있다. 더불어 마을 축제와 나눔 장터를 열어 코로나로 지친 사람들에게 활력이 되는 일과 학부모 MBTI교육을 진행하여 학부모 자신과 자녀의 성향을 잘 알고 제대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고 가지고자 한다.


▲ 만수꿈말교육공동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경훈 활동가와 최성용 대표

마지막으로 왜 이렇게까지 진심을 다해, 정성을 다해 활동을 하는지 물어보니 이렇게 대답한다.
“각자의 개인 생활, 본업과 병행하면서 균형을 맞춰가는 게 쉽지는 않아요. 그런데 이 활동을 하면서 참 뿌듯하더라구요. 내가 사는 이 마을에서, 내 아이가, 내 아이 친구가, 우리 옆집 사람이, 누구누구가 교육으로, 우리가 한 활동으로 필요가 채워지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니까 참 좋아요. 그래서 진심을 다해서 하고 있고, 진심이 될 수밖에 없어요.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유명한 말처럼 우리에게는 마을공동체가 필요하니까요.”

글 이영희 I-View 객원기자, younggmt@naver.com

댓글 0

댓글 작성은 뉴스레터 구독자만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구독신청

※ 뉴스레터 신청시 입력하신 이메일 주소를 입력해주세요.

Main News

Main News더보기 +

많이 본 뉴스

주간 TOP 클릭
많이 본 뉴스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