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탐방] 배꽃 환히 피고 게으른 소울음소리 들리던 마을

발간일 2020.07.22 (수) 17:40



구월동

 

바람은 열린 곳으로 분다고 합니다. 바람이 부는 방향엔 길도 열려 있게 마련입니다.

인천시민을 사랑하는 인터넷신문 ‘i-view’가 새로운 기획 ‘바람결 따라 골목길 걸어’를 연재합니다. ‘바람결 따라 골목길 걸어’는 이 시대 인구 300만의 인천이란 도시의 속살을 만나는 특별기획입니다. ‘i-view’는 인천사람들이 살아가는 ‘우리 동네’를 하나하나 찾아가 그들 삶의 이야기와 자연을 만나고, 문화유산, 집, 전통시장 같은 공간과의 대화도 시도할 것입니다. 인천의 하늘 아래 우리 인천시민들이 발 딛고 살아가는 땅과 마을의 참모습을 그려보겠습니다. <편집자>



인천시청 이전으로 인천에서 가장 번화한 동네로 성장

인천시가 구월동 시대를 열어젖힌 때는 1985년이다. 육중한 화강암으로 쌓아올린 인천시청은 구월동에 널린 배 밭 위에 지어졌다. 구월동은 쉽게 말해서 벌판이었다. 시청 주변은 과수원과 축사가 대부분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구월동은 큰 구월, 작은 구월, 전재울, 큰 성말 같은 자연부락이 형성돼 있었다. 창문으로 소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구월동은 대규모 토지구획 정리사업과 함께 급속하게 변모하기 시작한다.



▲구월동은 인천시청이 1985년 신축건물을 지으면서 점차 인천에서 가장 번화한 지역으로 발전해왔다. 1985년 인천시청 앞 전경(<사진으로 보는 인천시사>, 사진위)과 현재(사진 아래)의 모습. 인천시는 지난해 시청사를 개방, 시민휴식공간인 ‘인천愛뜰’을 개장했다.​

▲벌판에 건물 몇 채 밖에 없었던 1985년 구월동(<사진으로 보는 인천시사>)

▲​현재의 구월동 전경​



 

간석동~문학경기장 잇는 중앙공원, 육교 생기며 산책여건 한층 좋아져


인천시청 바로 옆 인천시교육청과 중앙도서관을 지나면 녹음이 짙은 공원을 만난다. 문화로와 예술로 사이 ‘간석동~문학경기장’ 총 길이만 4km, 35만㎡에 이르는 ‘중앙공원’이다. 어린이, 휴식, 문화예술, 희망, 올림픽기념 공원 등 9개 테마로 꾸민 중앙공원 구월동 주변 직장인들이 점심시간 즐겨 찾는 명소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 중이다.

여기에 축구장, 분수, 광장, 휴게 공간 같은 시설이 갖춰져 있는데다 최근엔 공원과 공원을 잇는 3개의 육교가 놓이면서 산책자들은 찻길을 건너지 않고도 공원을 오갈 수 있게 됐다. 육교는 특히 유리난간으로 만들고 연결램프까지 설치해 산책자들은 다리를 건너며 주변 경관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이 공원은 인천 공원 녹지 네트워크의 중요한 축이기도 하다.
 

인천시청역을 포함, 지하철역과 연계돼 있는 것은 물론이고 남북으로는 십정녹지와 가좌녹지, 석남녹지를 이어주고 동서로는 인천대공원과 수봉공원, 자유공원을 연결한다. 공원길을 따라 인천문화예술회관 방면으로 걸어가다 보면 왼쪽으로 높이 솟은 빌딩을 만난다. 건물 높은 곳 외벽창문에 ‘citi’란 글자가 새겨진 이 건물의 소유주는 씨티은행이다.
 

▲중앙공원은 간석동~문학경기장을 잇는 4km의 공원으로 최근 3개의 육교를 설치하면서 시민들은 차도를 건너지 않고 공원을 오갈 수 있게 됐다.​




전국 3번째 규모였던 경기은행 IMF 때 퇴출, 현재 씨티은행에 흡수 합병


1992년 21층으로 지은 이 건물의 본래 주인은 ‘경기은행’이었다. 1997년 IMF를 맞으며 정부는 몇몇 지역은행을 퇴출시켰는데 불행하게도 경기은행이 그 명단에 포함돼 있었다. 경기은행을 흡수한 건 ‘한미은행’(현 시티은행)이다. 지역사회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경기은행은 허망하게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만다.

1969년12월  ‘인천은행’이란 이름으로 설립한 이 은행이 경기은행으로 이름을 바꾼 것은 1973년 경기도 전역에 지점을 개설하면서 부터다. 인천시민과 경기도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1972년 증권거래소 상장, 외국환 업무, 상호부금 업무, 온라인 업무 등 쭉쭉 성장해 나갔지만 결국 IMF파고를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998년 퇴출 당시 경기은행은 총 수신 6조원, 총 대출 6조 원, 영업점 193개에서 2천200명이 일하고 있었다. 전국의 지방은행 가운데 3번째로 큰 규모였다. 은행 퇴출 뒤 해직자들을 중심으로 부활에 대한 논의가 나왔는데 아직까지 현재 진행형이다. 경기은행 신축 당시엔 소래에서도 건물이 보일 정도로 당시 인천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었다.
 

▲씨티은행 건물은 IMF 당시 퇴출된 경기은행이 지은 건물이다. 경기은행은 대구은행, 부산은행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큰 지방은행이었으나 한미은행(현 씨티은행)에 흡수, 합병된다.




공연에서 전시까지 인천문화예술의 메카, 인천문화예술회관


씨티은행 건물을 지나 중앙공원을 더 걸어가다 보면 인천문화예술회관을 만난다. 안정적인 구도와 넓은 광장. 인천문화예술회관은 1994년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이란 이름으로 화려한 막을 올린다. 인천문화예술회관이 문을 열기 전까진 주안문화회관을 중심으로 공연이 열렸었다.

인천시립 합창단, 무용단, 극단, 교향악단 등 4개의 예술단이 회관에 상주하며 시민들에게 순수예술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인천시는 대중문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중성이 약한 연극, 무용과 같은 순수예술을 육성했다. 순수예술을 보호하고 인천시민들로 하여금 다양한 예술의 맛을 느끼도록 해주기 위함이었다. 물론 오페라의 유령, 맘마미아와 같은 대형 뮤지컬과 밴드 공연, 야외공연 등도 펼쳐졌다.


회관 주변으로 예술인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고 화실이나 문화운동단체들도 터를 잡기 시작했다. 회관 근처엔 ‘문화예술의 거리’라는 이름까지 생겨났다. 1997년 용현동에 있던 인천버스터미널이 이전해오고 신세계백화점(현 롯데백화점), 뉴코아백화점(현 뉴코아 아울렛) 등 대형 쇼핑센터가 속속 들어서면서 구월동은 점점 몸집이 커지기 시작한다.
 

▲인천문화예술회관은 1994년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이란 이름으로 문을 연 이래, 수많은 명 공연들을 무대에 올리는 인천문화의 메카로 자리매김해왔다.




젊음이 넘쳐나는 로데오 거리와 중장년층 좋아하는 먹자골목


롯데백화점 건너편, 뉴코아아울렛에서 인천경찰청 옆 옛 롯데백화점에 이르는 길을 사람들은 ‘로데오거리’라 부른다. ‘로데오’라는 단어의 어감에서 느껴지듯 이 거리는 활기차고 발랄하다.


건강한 젊은이들이 대형서점에서 책을 보거나 유흥주점에서 맥주를 마시고 휴대폰 가게에서 최신형 휴대폰을 산다. 넘쳐나는 에너지를 발산하려는 젊은이들이 댄스 클럽으로 들어가고, 알 수 없는 미래가 궁금한 젊은이들은 사주 카페 문을 두드리기도 한다.


로데오거리의 상점들은 인근 대형쇼핑센터와 공생하며 늦은 밤까지 환하게 불을 밝힌다. 가성비 높은 의류에서부터 떡볶이 호떡 같은 국민 군것질까지 로데오거리엔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아이콘들로 출렁인다.


로데오거리와 마주보는 지점에 ‘먹자골목’이 자리한다. 로데오거리가 젊음의 거리라면 먹자골목은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지대이다. 인주옥, 갈매기, 인천집 등 구월동에서 꽤 많이 알려진 선술집에서, 벤뎅이회집이 모여 있는 벤뎅이골목에서, 사람들은 삼삼오오 식탁에 앉아 한잔 술과 해물찜, 벤뎅이회 등 저마다 선호하는 맛있는 안주로 하루의 피로를 푼다.

▲구월동 로데오거리는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번화가로 대형쇼핑센터와 대형서점을 비롯해 크고 작은 상점들이 빼곡하다.



26년 간 인천농산물 책임진 구월농산물도매시장 남촌동 이전


올 초,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이 개장하면서 문을 닫은 구월농산물도매시장(구월동 1446 일대)은 1994년 1월에 개장한 인천 최초의 농산물 도매시장이었다. 지난 2월 말 폐장하기 전까지 26년간 농산물의 안정적인 수급과 유통을 담당하며 인천시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주차 공간과 집하 시설의 부족, 교통 혼잡 유발 등으로 상인과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으면서 이전논의가 시작됐다. 인천시는 2013년 ‘구월농산물도매시장 이전건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한 이래 차근차근 이전 계획을 수립해 올해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을 오픈했다.


구월농산물도매시장 6만872㎡ 부지는 롯데쇼핑㈜이 사들였다. 앞서 구월농산물도매시장 앞 신세계백화점을 매입해 롯데백화점 인천점으로 바꾼 롯데쇼핑은 백화점, 인천터미널과 연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지활용방안을 고민 중이다.



민선7기 인천시민사랑으로 피어난 인천愛뜰, 24시간 힐링쉼터로 인기


지난 가을, 인천시청 앞 광장이 푸른 잔디밭으로 바뀌었다. 삭막한 아스팔트를 뜯어내고 그 자리에 잔디를 심은 것이다. 주차장과 시청담장도 사라졌다. 인천愛뜰. 시민공모로 시청 앞 광장의 이름을 붙였다.


인천愛뜰은 낮과 밤 가릴 것 없이 24시간 시민들이 찾아오는 쉼터로 사랑받고 있다. 인천愛뜰은 시민을 시장으로 모시겠다는 민선7기 철학의 상징적인 공간이다.


저 멀리서 게으른 황금빛 소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봄이면 배꽃이 환하게 피어나던 구월동은 인천시청 소재지로, 상권의 중심지로, 남녀노소 누구나 행복한, 인천에서 가장 번화한 지역으로 피어났다.

글·​ 사진  김진국 본지 총괄편집국장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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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1 14:50:47.0

    정말 많이 변했어요
    중앙공원과 육교가 생겨서 더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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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30 07:56:21.0

    어디를 소개 했다면 위치나 주소도 알려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수정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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