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탐방] 흥과 활 솜씨가 어우러진 인천의 편사(便射) 놀이 한마당이 열리다

발간일 2023.11.14 (화) 16:31
400년간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지역 문화축제

편사(便射)는 마을이나 활터, 신분이 비슷한 궁사들이 편을 갈라 활 솜씨를 겨루는 잔치 놀이이다. 편사는 역사적으로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고 나서 백성들에게 활을 장려하게 되면서 지역별로 활터가 만들어지고 자연스럽게 편사 놀이가 생겨났다고 한다. 전국에 많은 편사 놀이가 있었으나 거의 사라지고 한양편사가 100년 만에 복원하였다고 하나 인천편사는 400년 전통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편사(便射 : 활터(국궁장) 끼리 편을 갈라 활쏘기 대회를 하는 것) 놀이를 하기 위하여 남수정(서팀) 편대원(궁사)들이 동이 트일 무렵 도착하자 청용정(동팀)에서 마중 나와 길을 안내하는 길 맞이 행사를 하고 있다. 길 맞이 행사는 남수정(서팀) 편장(편의 우두머리)이 가장 앞에 서서 궁사들을 이끌고 활터가 있는 곳으로 이동을 하고 있으면 상대팀인 청용정(동팀) 편장을 비롯한 궁사들과 기공(노랫가락을 하는 국악인), 악공(사물놀이패)들까지 모두 나와 풍악을 울리며 활 솜씨를 겨루게 될 활터로 길을 안내하는 행사이다.

인천편사는 활터와 활터끼리 편을 갈라 치러지게 되는데, (사)인천전통편사놀이보존회(여영애 회장)에서 주관하여 하나의 지역 전통문화축제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번 인천편사 놀이는 청용정(계양구 다남체육공원)과 남수정(남동구 인천대공원) 양편으로 나누어 청용정(동편) 편장(이기덕 명궁)과 남수정(서편) 편장(정삼용 명궁)을 중심으로 활 솜씨를 자랑하는 50명의 궁사들이 대결을 펼쳐 장원을 뽑는 형식으로 성대하게 치러졌다.


▲ 양팀(청용정, 남수정) 편장의 활솜씨 대결

편사놀이 한마당이 펼쳐지는 내내 흥을 돋는 노랫가락이 울려 퍼지고 구경꾼들에게 먹거리까지 베풀어져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가 어우러진 잔치 한마당이 열리는 문화축제로 진행되었다.

청용정 사두(射頭:우두머리)이자 동편(청용정) 편장(便長)을 맡은 이기덕 명궁은 “궁사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인천편사 놀이 한마당을 청용정에서 갖게되어 무한 영광”이라고 말하며, “이를 계기로 청용정을 알리는 데 많은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인천의 전통적 문화한마당이라는 점에서 지역주민들에게 볼거리 즐길 거리를 제공하게 되어 기쁘고, 인천편사 놀이 한마당이 더욱 계승 발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편사놀이는 전통문화행사인 만큼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쳐 예식(禮式)을 갖추게 되는데, 먼저 무탈을 기원하는 고사를 지낸다. 이어서 상대편을 맞이하는 길놀이 한마당과 편사를 시작하는 개사식(開事式), 조식(朝食)을 하며 덕담을 나누는 절차와 함께 양편의 활 솜씨가 탁월한 명궁(종띠, 기공)들의 의식절차를 하고, 양편의 깃발(청, 홍)을 가르고, 활내기(초순, 재순, 삼순)를 하는 동안 기공, 악공들의 국악 타령 한마당이 종일 펼쳐진다. 기록 순으로 최종 장원을 뽑게 되고, 마지막으로 한바탕 잔치마당을 펼치는 행사로 마무리된다.

활을 쏘는 뒷자리에는 획관(獲官 : 궁사의 성적과 결과를 기록하는 사람)이 앉아서 궁사들이 명중시키는 것을 덕관(德觀 청용정) 이라 쓰여진 편사시지(便射試誌)에 빠짐없이 기록하고 있다. 최종 성적 결과 청용정(동편) 박광준 명궁(名弓 : 5단 이상을 명궁이라 하고 있다)이 장원을 차지했다. 장원을 차지한 궁사에게는 편장이 푸짐한 상금을 전하고 뒤풀이를 한다.

인천에는 11개의 활터(국궁장)가 있다. 인천궁도협회에서 주관하는 인천상륙작전 기념 915전국남녀 궁도대회를 비롯해 매월 각 활터(亭)에서 열리는 입·승단 대회 그리고 각 활터에서 주최하는 초청대회가 열리고 있고, 인천 궁도인들의 모임인 궁우회에서 주최하는 궁도대회 등 크고 작은 활 솜씨 대회가 많이 열리고 있다.

이와 같은 인천 궁도인들의 연을 이어가고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지역 문화로 계승하고자 하는 참뜻을 담아 (사)인천전통편사놀이보존회에서 계획하고 준비하고 진행까지 인천 활쏘기 문화의 백미를 장식하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여영애 (사)인천전통편사놀이보존회 이사장은 “인천전통편사놀이 한마당이 그저 하나의 민간행사로 치러지는 것이 아니라 전국에서 인천만이 유일하게 400년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인천의 전통문화라는 점에서 예술적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을 때가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인천전통편사놀이가 앞으로 후손에게 길이 물려줄 인천 자산이 될 수 있도록 더욱 계승 발전시켜 나갈 것이며, 인천이 자랑하는 지역 문화재로 남기고 싶다”는 큰 뜻을 밝히도 하였다.


▲ 이번 인천편사 놀이는 청용정(계양구 다남체육공원)과 남수정(남동구 인천대공원) 양편으로 나누어 청용정(동편) 편장(이기덕 명궁)과 남수정(서편) 편장(정삼용 명궁)을 중심으로 활 솜씨를 자랑하는 50명의 궁사들이 대결을 펼쳐 장원을 뽑는 형식으로 성대하게 치러졌다.

국가무형문화재 142호로 지정된 국궁은 전통적이면서 남녀 누구나 혼자서도 즐길 수 있으며,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체력향상과 건전한 여가 선용을 할 수 있는 정서적인 스포츠로 많은 시민들의 애호를 받고있다. 이런 순수한 동호인들로 뭉쳐있는 인천의 활쏘기 실력은 2023년 104회 전국체전에서 여지없이 드러났다.

조상의 슬기와 얼이 담겨있는 활쏘기 인천전통편사놀이가 예술적 문화적 가치를 살리면서 인천지역 하나의 지정문화로 계승되기를 많은 시민들이 소원하고 있다. 그 날을 기대해 본다.

글·사진 최태식 i-View 기자, taesik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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