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탐방] 주안의 맥, ‘주안자유시장’

발간일 2023.10.31 (화) 14:28
인천그리기 ㉜
미추홀구 주안동 주안자유시장, 대오통닭

재개발, 재건축으로 낮은 집, 골목들이 없어지고 우람한 고층건물, 아파트가 들어서며 동네 풍경이 바뀌고 있다. 재건축, 재개발이 되면 동네의 옛모습은 완전히 사라진다. 어쩌면 인천 구도심의 옛 모습은 사진이나 그림속 에서만 추억하게 될 지도 모른다. 재개발, 재건축으로 사라지는 동네의 옛모습을 막연히 안타까워하기보다 돌아보고 기록하며 그 분위기를 그려보고자 한다.

1970년대 개설 당시에는 약 47개의 점포가 입주해 일용품, 청과 및 수산물 등을 판매했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 재개발 등의 이슈로 인해 유지보수가 안돼 시설이 노후화되고 상권의 중심이 이동하면서 쇠퇴한 전통시장의 사례 중 하나가 되었다.

주안에서 오래 살아오고 있는 주민이 아니라면 시장의 이름조차 잘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금은 남아있는 점포가 많지 않고 거주 시설에도 사람이 많이 살지 않아 노후화는 가속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 미추홀구 주안동 주안자유시장, 대오통닭

‘주안자유시장’이라는 녹슨 사인물만이 이곳이 시장이라는 것을 알려줄 뿐 사인물이 없다면, 아마도 구도심의 낙후된 근생시설 중 하나로 보이지 않을까 싶다. 주안자유시장은 3층 높이의 건물이지만 대부분이 2개층 높이이고 일부분만 3층인, 중정이 있는 형태이다. 큰길가에 면한 1층은 대부분 상가라 몰탈 마감면에 도장이 대부분이고, 1층 상부에는 원색의 처마가 어지러이 설치되어 있다. 2층은 일부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적벽돌로 마감된 부분이 눈에 띄고, 측면과 후면은 일부 벽돌마감이 보이나 대부분 몰탈위 도장으로 마감처리 되어있다. 시장 사방을 돌다보면 옥상과 2층에서 내려오는 에어콘 배관, 전기선, 통신선, PVC 배관등이 어지러이 늘어뜨려져 있어 정리되지 않은 모습이다.

한가지 흥미롭다고 볼 수 있는 것은 측면을 보면 각 호마다 수십년 동안 수리하면서 변경된 모습이 제각각이라 구조벽체의 외형으로만으로도 지어졌을 당시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점은 묘한 재미를 준다. 중정은 가운데가 높고 양쪽 끝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형태로 금속기둥과 트러스로 형태를 잡고, 천장은 빛이 투과할 수 있는 PVC재질의 반투명 천장재와 불투명 천장재를 번갈아 배치해 실내공간화했다. 바닥에는 주차라인이 그려져 있으나 주차장으로 사용되지는 않고, 평상도 상당수 있지만 어떠한 상행위도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 미추홀구 주안동 주안자유시장, 대오통닭

재개발 이슈가 살아있는 주택과 빌라들이 밀집된 주안동에서 규모로만 보면 주택가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어 랜드마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겠지만 큰길가의 전면 도장마감벽체에서 페인트칠이 다 떨어져 가장 노후화되고 낙후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안타깝다. 다만 인천에서 가장 유명한 닭강정 브랜드 중 하나인 ‘대오통닭’이 자유시장 한켠에 남아있어 주문한 닭강정 가지러 오는 사람들이 많기에 아직 미약하나마 맥이 뛰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글·그림 염광호, yeomkwangh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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