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 · 칼럼

[외고 · 칼럼] 길 옆, 오래된 가게를 바라보다

발간일 2018.12.17 (월) 15:15


인천도시역사관 기획특별전 <오래된 가게, 인천
노포老鋪>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는 수많은 길로 이루어져 있다. 길이란 것이 결국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보니 길 주변의 풍경도 사람의 쓰임에 따라 많이 다르다. 골목길 주변에는 집들이 있고, 공원길로는 풀과 나무가, 고속도로에는 황량한 방음벽이 서있다. 


오가는 사람이 많은 길에는 어김없이 무언가를 사고파는 상점이 늘어서 있다. 길의 역사가 오래일수록 유서 깊은 상점이 많다. 인천도시역사관에서는 2년에 걸쳐 ‘인천의 오래된 가게’를 조사해 왔다. 그리고 그 내용을 주제로 기획특별전 <오래된 가게, 인천 노포老鋪>를 개최한다.



 기획특별전 <오래된 가게, 인천 노포老鋪>




Part 1. 인천의 오래된 가게


전시는 크게 두 파트로 구분된다. 첫 번째 파트는 기획전시실 아암홀에서 <1968, 오래 전 가게>와 <2018, 오래된 가게>로 이야기를 나누어 오래된 가게의 흔적을 전시한다. 1970년 이전에 개업한 가게를 노포의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에 첫 번째 이야기 <1968, 오래 전 가게>에서는 지금은 사라진 상점 네 곳을 소개했다. 


금곡동 배다리 초입의 잡화점 ‘조흥상회’와 경동 사거리에 있던 사진관 ‘허바허바 사장’, 용동 큰우물 옆 호프집인 ‘마음과 마음’, 그리고 배다리에 있던 마작용품점 ‘천일사’ 등이다. 이들은 1960~70년대를 대표했지만, 지금 찾아보기 어려운 업종의 가게들로 폐업한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다행스럽게도 뜻있는 몇몇 분이 이제는 유물이 되어버린 가게 물건을 소장하고 있어 빛바랜 시간의 흔적을 소개할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화도진도서관 소장 ‘1961년 인천 전화번호부’를 전시해서 당시의 상점 현황을 볼 수 있게 했으며, 유지우씨가 간직하고 있는 ‘1960년대 인천 거리 사진’을 통해 당시의 거리와 가게 모습을 느낄 수 있게 했다.


경동 사거리에 있던 사진관 ‘허바허바 사장’


두 번째 이야기 <2018, 오래된 가게>는 지난 2년간의 조사결과를 소개하는 코너로 꾸몄다. 조사된 69개의 노포 중 12군데에서 유물을 빌려주었다. 1970년대 초 개업해서 조사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재미난 이야기 거리가 있는 가게 네 곳도 선뜻 자료를 내어 주었다.


이를 음식점, 의류‧제화점, 문구점, 기타업종을 분류했다. 음식점 코너에는 1945년 개업한 경인면옥과 삼강옥, 평양옥, 신신옥, 대전집 등 인천을 대표하는 오래된 음식점 이야기를, 의류‧제화점에서는 일제강점기에 문을 연 의흥덕양화점과 도성양복점, 신라라사에 얽힌 이야기를 전시 자료와 함께 소개했다. 

문구점 코너에서는 양지사와 남창문구를, 그 외 문학이용원, 성신카메라, 이홍복 자전거, 성광방앗간, 태산종합식품, 신일상회 이야기는 기타 업종에서 소개했다. 말미에는 도심에서 사라져 가고 있는 오랜 가게의 흔적을 렌즈에 담아 온 김보섭 작가의 ‘양키시장’ 사진을 전시했다. 




Part 2. 인천 노포, 사는 곳을 담다


조사는 구술채록과 함께 사진작업을 병행했는데 사진작가의 시각에서 노포와 상점주의 살아있는 모습을 담아내기 위해서였다. 사진 작업은 조오다 작가에게 부탁했는데 조 작가의 사진을 전시에 사용하자는 의견에 따라 애초 계획에 없었던 두 번째 파트를 신설했다. 


마침 2층 전시관을 개보수 하면서 만들어진 다목적실 소암홀이 사진 전시에 적합한 공간이었고, 기획전시실 옆에 위치하여 하나의 전시를 두 파트로 나누어도 무방할 것이란 판단 때문이었다.



사진전은 조 작가가 작업한 사진 중에서 18개 상점을 선정하여 <인천 노포, 사는 곳을 담다>를 주제로 잡았다. 여기서 ‘사는 곳’이란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오랜 기간 이어온 가게는 물건을 사기도 하지만,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곳이기 때문이다. 사진전에 등장하는 열여덟 곳의 가게 모습은 식사 후 디저트처럼 전시를 풍요롭게 만든다.


두 개의 전시 사이에는 이번에 조사된 69곳의 오래된 가게 목록을 지도와 함께 표기하여 전시를 보는 시민들이 인천의 노포에 대해 알아갈 수 있게 했다. 이번 전시는 지난 2년간의 조사 결과를 소개하는 목적에서 기획되었지만, 조사 과정에서 느꼈던 우리의 느낌도 함께 담아냈다. 


오랜 기간을 이어온 가게라면 뭔가 자부심과 긍지가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막상 조사 현장에서 맞닥뜨렸던 상점주들은 자부심과 긍지보다는 당장 내일을 걱정하고 있었다. 이번 전시가 오래된 가게를 힘겹게 이어오고 있는 그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인천도시역사관 기획특별전 <오래된 가게, 인천 노포老鋪> 전은 2018년 12월 18일부터 2019년 2월 28일까지 인천도시역사관 2층 기획전시실 아암홀과 다목적실 소암홀에서 개최됩니다.
매주 월요일과 공휴일 다음날, 1월 1일은 휴관입니다.


※ 전시문의 032-850-6026



글 우석훈 인천도시역사관 학예연구사, 사진 조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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