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여행

[인천 여행] 흩날리는 봄날, 그래서 더 황홀한 벚꽃 야행

발간일 2018.04.16 (월) 14:06


자유공원, 인천대공원 벚꽃 촬영 명소

 



▲ 자유공원 앞

 

 

4월 중순이 돼서야 인천의 벚꽃은 만개를 하고 흩날린다. 군인 시절, 복무 지역이 부평이었다. 지역 특성상 낮에는 행군을 못하고 야간에 했다. 야간행군은 매번 인천대공원이었다. 군 생활 중 딱 한 번. 고요한 밤 인천대공원은 터벅터벅 병사들의 군화 굽 소리만이 떠돌고 모든 것이 조용한 밤이었다. 그날이 마침 벚꽃이 만개하고 바람이 불어 꽃잎이 이리저리 흩날리던 날이었다. 졸병의 복받치는 기억을 가까스로 더듬어 인천대공원과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 가까운 자유공원 벚꽃 야행을 준비했다.

 

 

잔인한 사월과 아름다운 벚꽃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다. /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피우며 / 추억과 욕망을 뒤섞고 / 봄비로 활기 없는 뿌리를 일깨운다. / 겨울이 오히려 우리를 따뜻이 해주었다. / 대지를 망각의 눈으로 덮고, / 마른 뿌리로 작은 생명을 길러 주었다." <황무지, T.S 엘리엇>


 



▲ 자유공원 일대. 외국인 사교장이었던 근대문화유산 제물포구락부가 보인다.



영국의 시인 T.S 엘리엇의 장시 ‘황무지’는 4월은 잔인한 달이라 했다. 전쟁 이후의 황폐화된 유럽의 상황을 전달해주는 시다. 비슷하게 우리나라 현대사의 4월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인혁당사건, 4.19혁명, 세월호 침몰, 제주 4.3 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4월엔 무심하게 벚꽃이 금세 왔다가 순간에 흩날린다.





▲ 열한시가 지나면 인천대공원은 소등을 한다.



인천대공원과 자유공원의 벚꽃 야행은 인터넷만 켜면 연신 쏟아내는 환희와 찬양이 가득한 벚꽃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흩날리는 벚꽃은 화려하고 예쁜 것이 아니라 생명을 다해 낙화한다. 밤과 꽃이 주는 침착함과 고요함은 오감을 자극한다. 낮에는 예쁘고 잘 나온 사진을 가져다주지만 밤에는 노인네들의 주름처럼 아름다운 사진을 건네줄 것이다. 그들의 주름이 아름다운 건 주름선의 형태뿐만 아니라 그 속에 얽혀있는 애환이 패어져있기 때문이다. 주름을 펴기 위해 보톡스를 맞는 시대라지만 분명 인천의 밤길에서 벚꽃이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빛나는 환희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밤이 주는 감성과 야행을 하는 이들 각자만의 역사가 서려있기 때문이다.





▲ 자유공원의 벚꽃 길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머지않아 열매 맺는/가을을 향하여/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섬세한 손길을 흔들며/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낙화 4,5연 , 이형기>

T.S 엘리엇은 4월, 전쟁으로 인해 애인을 떠나보냈고 후손에게 남길만한 작품을 선사했다. 잔인한 4월, 밤의 벚꽃은 예쁨을 더해 아름답기만 하다. 인천에 살고 있다면 4월 한 밤 중 벚꽃이 핀 공원을 둘러보는 것도 각자의 추억을 낙화시키는데 도움을 주지 않을까. 인천은 이번 주가 만개와 흩날리는 기간이다.





▲ 금강산도 식후경. 인천대공원 어느 매점 앞



인천대공원은 입장료가 무료다. 이용시간은 오전 5시부터 오후 11시까지 개방한다. 벚꽃뿐만 아니라 진달래와 개나리가 피어있는 걸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수목원, 동물원, 환경교육 체험 그리고 목재문화체험도 할 수 있다. 인천대공원은 공원 면적이 굉장히 넓기 때문에 호수와 산책로 등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인천대공원은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길과 호수에서 후문 방향으로 봄꽃길이 펼쳐진다. 후문 앞에는 최근에 개통한 무인 운전 도시철도인 인천2호선 인천대공원역이 자리하고 있다. 후문부터 길을 따라 산책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자유공원 역시 입장료는 무료이고 상시 개방되어있다. 대한민국 최초의 서구식 근대공원이며, 일대가 인천근대역사문화지구로 지정되어있기 때문에 문화재가 각종 지정 문화재가 위치하고 있다. 옛날 그대로의 골목길을 따라 산책을 하면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 든다.
자유공원은 조명 빛이 화려하기 때문에 인물사진을 찍기 좋다. 특히 제물포구락부와 자유공원과 차이나타운을 연결하는 선린문 앞이 야간사진 특유의 향기를 풍긴다. 자유공원의 명물 맥아더 동상과 동상을 둘러싸고 있는 벚꽃나무는 멋진 장관을 연출하며 전망대에 올라가면 벚꽃 아래에 오색 빛의 인천항 모습을 볼 수 있다. 꽃잎이 흩날리는 날 곳곳에 있는 벚꽃길은 그 조명 빛과 어우러져 다른 곳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자유공원 특유의 느낌을 발산한다.


 

<야간 사진 tip>
1. 야간 사진의 핵심은 빛이다. 카메라는 우리 눈보다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너무 어두운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2. 인물사진을 찍고 싶다면 인공조명을 찾자. 가로등이나 꽃을 비추고 있는 조명을 이용하면 인물이 살아난다.
3. 장롱에 있는 카메라 하나, 열 개의 최고급 핸드폰 안 부럽다. 밤이 되면 빛이 부족하여 카메라는 ISO라는 감도를 높여줘야 한다. 감도가 높아지면 화질에 영향을 준다. 다양한 이유가 화질을 결정하지만 큰 이유 중 하나가 센서의 크기다. 아무리 좋은 핸드폰이라도 센서의 크기는 작기 때문에 일반 카메라가 더 나은 결과물을 안겨다 줄 것이다.
4. 흔들리는 사진에 두려워 말자. 사람이나 사진이나 중요한 건 자신감이 아닐까.


 



▲ 인천대공원. 가로등불 아래로 아이들이 다가왔다.



글, 사진 민석기 i-View기자, seokgiphot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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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4-17 20:53:25.0

    벚꽃이 그새 많이 떨어졌더라고요. 사진과 글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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