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이야기

[인천 이야기] 대구시민, 영종당구장에 감사편지 보낸 이유?

발간일 2020.03.30 (월) 14:39

수제마스크 제작 대구에 기부한 당구장 주인 사연

영종국제도시 주민카페에 감사의 글 하나가 올라왔다. 대구시사회서비스원에서 영종도주민에게 보낸 글이었다. 익명의 영종주민이 만든 마스크와 응원편지를 받았는데, 대구시민을 대표해서 감사함을 전한다는 내용이었다. 누가 어려운 환경에 처한 대구시민의 건강을 생각해서 수제마스크를 보낸 것일까?


인천시민​이 기부한 수제마스크




대구시 사회서비스원, 익명의 마스크 박스 받다


지난 10일 인천시민이 대구시사회서비스원에 전화가 걸어왔다. 질병관리본부에 마스크 기부를 문의했는데 이곳으로 안내를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이름은 밝히지 않았으며 종이로 만든 마스크를 기부하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김원영(대구사회서비스원 직원) 씨는 주소를 알려줬고 3월 18일 종이마스크 한 박스를 수령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손으로 일일이 만든 마스크는 투박하지만 정성이 담겨있었다.


‘우리는 한겨레, 하나입니다. 대구시민 여러분, 우리가 함께 합니다. 희망의 끈 놓지 마시고 파이팅하세요. -인천 중구 영종도에서-‘


손 편지에는 소독과정을 거친 마스크 제작과정까지 적혀 있었다. 

정성스레 만든 마스크와 손편지에 큰 감동을 받은 대구시사회서비스원 직원들은 감사인사를 어디로 해야 할지 몰라 영종국제도시관련 카페에 글을 올렸다.




대구에 도착한 수제마스크와 편지(좌), 대구시사회서비스원 직원들의 감사인사(우)


‘대구를 응원해주시고 대구시민의 건강을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물리적 거리는 있지만 마음만은 가까이 있다고 느껴집니다. ‘우리’라는 이름으로 다같이 힘내서 코로나를 이겨냅시다. 마스크를 벗고 정답게 이야기할 그날이 빨리 오기를 손꼽아 기다립니다. 보내주신 마스크는 소중하게 잘 쓰겠습니다.’

 

영종국제도시 주민들은 대구에서 보내온 글에 감동을 받았다.


대구사회서비스원은 “보내주신 마스크는 자가격리 대상자 집에 보낼 예정입니다. 인천시민의 따듯한 마음에 감사를 드립니다.” 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대구사회서비스원은 확진환자 가족의 긴급돌봄 서비스로 눈코 뜰 새 없다고 근황을 전했다. 


기존의 다양한 공공 돌봄기관이 휴원을 하면서 서비스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밤낮이 없단다. 자가격리 가족에게 도시락서비스를 하고 확진환자 가족 돌봄서비스를 맡고 있는 이곳에서 마스크는 요긴한 의료품이라고 말했다.




마스크 선행자는 영종국제도시 당구장 운영자


대구사회서비스원에 직접 제작한 마스크를 보낸 사람은 영종국제도시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사람이었다. (실명을 원치 않아 이하 ‘마스크제작자’라고 칭함)


“주변 고등학교에서 당구동아리를 이곳에서 하고 있습니다. 마스크 구입이 쉽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마스크를 제공해야겠다는 생각에 아들과 함께 마스크를 접어 당구장에 비치하게 되었습니다. 출입하는 손님들에게도 나눠주고 필요한 사람은 가져가게 했지요. 그러다 대구시민들이 마스크 부족으로 수건을 두르고 다닌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철저히 소독을 거쳐 만든 것인 만큼 보내도 되겠다 싶었지요.”


마스크제작자는 직접 살균제와 부직포를 사서 만든 마스크 한 박스를 익명으로 대구에 보냈단다.


마스크 착용한 손님


종이접기를 많이 했던 제작자는 마스크 모양으로 A4용지를 접었다. 좀더 숨쉬기 편하면서 바이러스 유입이 어려운 형태를 만드는데 시행착오를 거쳤다.

 

“시중 마스크는 숨쉬기 어렵고 오래 착용하다 보면 귀가 당겨 아프잖아요. 제가 만든 마스크는 고무줄을 잇거나 빼서 얼굴 사이즈에 맞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마스크제작자는 마스크 제작 전에 손소독을 미리하고 부직포 필터에 소독제를 뿌려 만드는 과정을 설명했다.

“정말 별 것 아닌데 감사함을 표시해준 대구시민들에게 힘내라고 전하고 싶습니다.” 라며 자신의 얼굴이나 이름이 밝혀지길 원치 않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자영업자들이 많이 힘듭니다. 월세 내기도 힘든 자영업자들이 소독약을 자비로 구입해 가게방역을 하는 게 쉬운 게 아닙니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소독약 정도는 무료 배부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스크제작자는 지자체가 실물경제를 살리기 위한 마중물이 돼야한다고 말했다.


매일 당구장 내부를 소독한다는 마스크제작자 당구장은 국제대회와 같은 조명을 사용하고 있고, 1만 원 입장료로 하루 종일 당구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당구장에 비치된 마스크


입장이 쉽지 않은 당구장


오남경 I-VIEW객원기자 ddongssar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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