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이야기

[인천 이야기] 새해맞이 힐링여행, 석모도 좋아요!

발간일 2020.01.06 (월) 16:35

숨겨진 아지트 노지식당, 보문사 마애불서 소망 빌어


▲노지식당 


모리사와 아키오의 소설 ‘무지개 곶의 찻집’은 마음의 상처를 위로하고 삶에 대한 기대를 되찾게 해주는 치유의 공간이 배경이다. 일본의 한적한 해안 절벽에 위치한 이곳은 작가의 고향에 실제로 존재하는 카페의 풍경을 담았다.


경자년 새해 첫머리, 새로운 십 년을 다짐하는 희망 맞이를 계획했다. 목적지는 2017년 6월 개통된 석모대교 덕분에 부담 없이 떠날 수 있게 된 수도권의 대표적인 힐링 여행지 석모도다.


하늘과 바다가 곱게 물들어가는 오후, 석모도 해안도로에서 ‘무지개 곶의 찻집’을 닮은 식당을 만났다. 누군가에게 알려주기 아까운 나만의 아지트를 발견한 기분이 든다. ‘노지식당’이라고 적혀있는 간판을 보니 궁금증이 더해진다. 대체 이 아담한 식당은 언제부터 인적 드문 바닷가에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일까?


▲노지식당을 운영하는 노지희씨(25)​와 엄마

“2019년 7월 오픈했어요. 엄마가 석모도 출신이세요. 중학교 졸업 이후 섬을 떠나셨다고 해요. 학교 선생님이었던 엄마는 더 나이가 들기 전에 제2의 인생을 시작해보고 싶으셨대요. 엄마가 원래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셨고, 저도 어릴 적부터 어깨너머로 엄마에게 요리를 배웠거든요. 식당을 찾아주시는 분들의 영혼까지 채워주는 소울푸드를 만들어보자고 엄마랑 저랑 의기투합했습니다.”


노지식당을 운영하는 노지희씨(25)는 한국무용을 전공한 청춘이다. 평생 해왔던 무용 대신 새로운 분야 도전을 결정하기까지 쉽지 않았지만, 워낙 요리를 좋아했던 터라 개업 준비과정이 무척 즐거웠다고.


“‘노지식당’은 제 이름 ‘노지희’에서 따왔어요. 제 이름 걸고 손님들께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제공하겠다는 결심이 담겨 있지요. 석모대교가 바라보이는 이 장소는 지난 십 년간 비어 있던 집이었어요. 장소도 인연이 있나 봐요. 예전부터 알았던 것처럼 익숙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오랫동안 방치된 곳을 정리하고 꾸미기까지 두 달 넘게 걸렸어요. 페인트칠부터 인테리어까지 직접 했는데요, 힘들었지만 보람 있었죠.”





청춘의 감성으로 변신한 오래된 가옥. 구석구석 놓인 앙증맞은 소품이 아늑함을 더한다. 은은하게 흐르는 음악을 들으며 창밖 너머 석모대교와 서해를 바라보고 있으니, 올 한해 좋은 일만 생길 것 같다. 잠시 후, 노지식당의 메인 메뉴인 온국수와 비빔국수, 노지김밥이 나왔다.

먼저 뜨끈한 온국수부터 맛을 보았다. 청량고추의 알싸한 풍미가 살아있는 칼칼한 국물에 온몸이 녹아든다.


“제가 쌀국수를 좋아해서, 쌀국수 국물에 생면을 넣은 온국수를 개발했어요. 우리 식당 콘셉트가 소울푸드잖아요. 최대한 속이 풀리도록 깔끔하고 시원한 국물 레시피를 개발했습니다. 비빔국수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새콤달콤한 맛인데요, 과일을 갈아 넣어 트렌디 하면서도 건강한 단맛을 살려보았습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속이 편하다고 고객분들이 아주 좋아하세요. 김밥은 두 종류인데요, 햄이 들어간 기본김밥과, 소고기를 넣은 노지김밥입니다. 노지김밥은 소고기 부챗살을 불고기 형식으로 볶아 속재료로 썼지요. 느끼하지 않도록 깻잎, 된장소스도 가미했어요. 저와 엄마가 개발한 특제 김밥입니다.”


온국수, 비빔국수, 노지김밥

노지식당의 모든 식재료는 강화도와 석모도에서 자란 농산물을 사용한다. 김밥 쌀은 석모도 목개 정미소에서 도정한 고시히까리 품종이고, 육수는 물론 고명으로 올라가는 채소도 강화산을 고집한다.

“쌀을 보고 다들 놀라셔요. 김밥으로 활용하기에는 아깝다고. 노지김밥의 소고기 부챗살를 포함하여, 가장 좋은 재료로 대접하고 싶어요. 석모도를 방문하실 때는 청정 강화에서 얻은 신선한 식재료에 정성을 더한 알찬 식당이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 주세요.”


손님 한 분이 가만히 들어왔다. 식당의 사랑스러운 분위기에 이끌렸다는 이 손님, 신을교씨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온국수를 바라보며 군침을 꿀꺽 삼켰다.


“화학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웰빙 음식이네요. 감칠맛 나는 육수와 쫄깃한 면발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져요. 개운한 국물맛에 한번 놀라고, 착한 가격에 두 번 놀랐어요. 앞으로 쭉 단골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보문사 경내


마애불에서 해넘이를 바라보는 사람들​


신을교씨는 자신이 일하고 있는 보문사 마애불에서 새해맞이를 권유했다.

“30여 년간 간호사로 근무하다가 올해 퇴직했습니다. 마음공부를 한 적은 없지만 젊은 시절부터 절을 좋아했거든요. 시절 인연이 닿아 보문사 마애불에 있게 된 지 두 달쯤 되었습니다. 오시는 분들께서 편하게 기도하실 수 있도록 성심을 다하고 있는데요, 각자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함께 기원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간절하게 기도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져요. 2020년 새해, 부처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축원 해주시길 염원합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해상 관음도량 중 하나인 보문사는 연초마다 지극한 기도로 묵은해의 재난과 액운을 소멸하고, 새해에는 바라는 모든 일이 원만하게 성취되기를 희원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보문사 마애관음보살


​마애불에서 신을교씨


낙가산 중턱 눈썹바위 아래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중생을 살피는 자비로운 관음보살을 친견하기 위해, 돌계단을 한 걸음씩 올라갔다. 종교는 없지만, 인자하게 웃고 계신 마애관음보살을 향해 삼배를 올린 후 새해 소망을 빌어본다.


2020년에도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행복 가득하길.



김세라 I-View 객원기자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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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1-13 17:08:28.0

    노지식당에 가서 건강밥상을 먹고 보문사 마애불을 만나고 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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