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이야기

[인천 이야기] “젓가락은 평등, 그 안에 예술을 녹였죠”

발간일 2019.12.11 (수) 16:34


세계를 품고 활동하는 ‘젓가락 문담’ 여전도사들


세상에서 가장 간단하게 짧은 거리를 운반할 수 있는 도구는 무엇일까?

정답은 음식을 우리 입으로 가져다 주는 젓가락이다. 젓가락은 아시아권 사람들만 쓰는 유용한 식도구다. 젓가락을 쓸 때는 30여개의 관절과 50여개의 근육이 움직인다고 한다. 동양인들이 수학을 잘하는 이유를 여기서 찾는 사람도 있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젓가락을 연구하는 여성들이 있다. ‘젓가락 문담’은 젓가락에 문화를 담자고 모인 송도 여성들 모임이다.


‘젓가락 문담’ 회원들



 

젓가락에도 문화를 담을 수 있다


‘젓가락에 문화를 담다’(이하 ‘젓가락 문담’)는 올 6월 송도2동 교육프로그램에서 결성된 젓가락 이해교육모임이다.


젓가락문화를 배우겠다고 모인 수강생은 20명이었고 9명의 수료자를 배출했다. 수료를 하자 마자 주민총회 행사 때 부스를 운영해달라는 제안이 들어왔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도 부스 운영 부탁이 들어오면서 본격적으로 젓가락을 알리는 활동을 하게 되었다.


최연재 젓가락 문담 대표는 “젓가락을 잡는 법에 대해 모르는 성인들이 참 많습니다. 젓가락 하나에도 예절이 있거든요. 아이들에게 젓가락 역사와 잡는 법을 알려주고 직접 대패로 젓가락을 만드는 작업을 알려주면 무척 좋아해요.” 라고 말했다.



젓가락을 사용하는 나라 중 유일하게 쇠 젓가락을 사용하는 우리나라는 성인 65%, 아동 90%가 젓가락을 잘못 사용하고 있다고 최 대표는 말한다.

 

“너무나 당연하고 흔한 젓가락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조차 모르고 있는 사람이 많아요. 사소한 우리 문화를 잊지 말도록 하자는 게 우리 모임의 취지입니다. 젓가락으로 우리 문화를 지키려는 노력이지요. 게다가 우리 젓가락 문화를 서양 사람들은 정말 신기하게 바라봅니다. 젓가락 하나에 우리 문화가 담긴다는 게 정말 신기하지 않나요?”


밥 먹는 시간도 쪼개서 출근하는 맞벌이 부모가 젓가락 사용법을 아이들에게 자세히 알려주는 데는 무리가 있으므로 잘못된 사용법을 바로잡는 역할을 젓가락 문담이 하겠단다.



“아이들이 직접 대패를 밀어 자기만의 젓가락을 만드느라 얼마나 집중하는지 몰라요. 끝까지 자기 힘으로 젓가락을 만들고 음식을 집는 법을 배우면서 젓가락의 힘을 배웁니다.” 문담회원 장소희 씨는 말한다.

“젓가락 사용에 관한 지도는 교육 틈새라고 생각합니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흙수저, 금수저를 구분하는 우울한 시대에 우리 아이들이 살고 있습니다. 문담회원들이 소외된 지역아동이나 센터에서 정확한 젓가락 사용법을 알려줘서 젓가락이 누구에게나 평등하듯, 그들도 우리 사회에서 평등하고 소중한 일원임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엄성숙 씨는 부모가 없어서 젓가락 지도를 못 받아 차별받는 아이들이 없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국립청주박물관에 소장된 제숙공처 젓가락은 죽은 아들이 저 세상에서도 먹고 싶은 음식을 맘껏 집어먹으라는 어미의 마음이 녹아 있습니다. 수 천년 이어오고 있는 젓가락을 세계에 알리는 것이 저희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양경애 씨는 사명감 있는 아줌마로 살고 싶단다.




“앞으로는 젓가락에 예술을 담을 것입니다”


젓가락 문담의 꿈은 세계를 품는 것이다. 지난달 G타워 행사에서 젓가락 하나로 부스를 운영했던 ‘젓가락 문담’에게 보여줬던 외국인들의 관심은 엄청났다.


“글로벌 행사인데 과연 우리에게 흔한 젓가락이 외국인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 의문이었습니다. 외국인들이 직접 젓가락을 만들어보고 음식을 집으면서 너무 즐거워하더라구요. 작은 우리 문화가 세계화로 나가는 길임을 그때 알았습니다.” 임병인 씨는 외국인과 함께 한 추억을 말했다.





‘문담’의 목표는 영역을 넓혀 ‘예담’을 꿈꾼다. 젓가락에 문화를 담고 난 후, 예술을 담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대패 값 100만 원을 벌겠다는 일념으로 연수구 마을기업육성사업에 문을 두들겼습니다. 운좋게 ‘마을에 예술을 입히다’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인천소재 미대생들을 통해 쇠젓가락에 금속공예를 입힐 생각이란다. 젓가락에 음악을 담고 미술을 담아 젓가락만으로 이루어진 문화행사도 열고 싶단다.


문담 회원들은 세계적인 젓가락 홍보대사가 되기 위한 교육과 스터디를 꾸준히 하고 있다. 마을공동체, 동아리 등록이 되었으며 송도국제도시의 대학과 연계한 부가가치 창출까지 꿈꾸고 있다.


앨빈토플러는 “젓가락을 사용하는 민족이 21세기를 정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도 젓가락을 연구하는 ‘젓가락문담’ 여성들이 세계 문화를 좌지우지할 날이 멀지 않았을 것이다.


이현주 i-view기자 o7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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