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이야기

[인천 이야기] 깊고 짙은 비와이(BewhY)

발간일 2019.01.15 (화) 16:09


사람과 공간 ① 래퍼 ‘비와이(BewhY​)’의 작업실


공간은 곧 사람을 의미한다. 숨 쉬고 머무는 자리마다 살아온 시간과 삶을 대하는 태도, 생각이 스며든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아주 사적인 공간’에 들어가, 그 안에 숨겨진 또 다른 인천을 본다. 그 첫 번째로, 대한민국 힙합(Hiphop) 음악의 중심에 있는 래퍼 비와이(이병윤│BewhY)의 작업실을 찾았다. 사방이 온통 깊고 검은, 그를 그대로 닮은.






깊고 은밀한 공간


검은색은 가장 깊은 색이다. 모든 빛깔을 겹겹이 쌓아야 비로소 드러나는 색. 이 짙고 어두운 색상은 역설적으로 다채로운 색을 발산한다. 도심 한복판 지하 깊숙이 자리 잡은 래퍼 비와이(이병윤│BewhY)의 작업실이 그랬다. 서너 개의 음악 장비만으로도 꽉 차는 30㎡ 남짓한 밀실. 한 줄기 햇살도 비집을 틈 없는 이 안에, 그는 때로 며칠씩 틀어박혀 오로지 음악을 만드는 데만 집중한다. 비와이의 음악은 흥겹지만 심오하고 강하면서도 유연하다. 하나로 단정 지을 수 없는 음악이, 이 어둡고 짙은 공간에서 여러 빛으로 파생되어 나온다.




비와이는 인천 출신 힙합(Hiphop) 뮤지션이다. 2014년 싱글 앨범 왈츠(Waltz)로 데뷔해, 2년 만에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 랩&퍼포먼스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특히 그는 힙합 오디션 TV 프로그램 ‘쇼미 더 머니(Show Me The Money) 5’의 우승자로, 역대 시즌을 통틀어 세상을 가장 놀라게 한 래퍼로 회자되고 있다.


하루아침에 스타가 됐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어느 순간 꿈에 가까워졌지만, 여기서 안주해도 자만해서도 안 된다. 더 낮은 자세에서,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는 시선을 키우고 있다.”며 갑자기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를 경계한다. 이제 스물여섯, 사고가 나이 이상으로 성숙하다. 



▲도시의 땅 밑 깊숙이 숨은 작업실은 작지만 큰, 그만의 ‘우주’다.




깊고 묵직한, 생각


비와이를 둘러싼 수사 중 하나는 ‘착한 래퍼’다. 많은 힙합 뮤지션이 ‘스웨그(Swag)’로 물질적인 성공을 이야기할 때, 그는 자신이 믿는 가치관과 신념을 노래한다. 이는 힙합을 뒷골목 음악이라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던 어른들의 마음까지 돌려 놓았다.


그의 음악을 들으면, 만만치 않은 관조로 세상을 바라보는 머릿속이 궁금해진다.


“자본주의사회에서는 흔히 많이 가진 사람을 멋지다고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저마다 가치관이 다르고, 진정으로 소중한 가치를 아는 사람은 절대 물질을 먼저 두지 않아요. 저의 멋, 가치는 돈이 아닌, 신앙과 음악에 있습니다.” 


평범한 청년이 음악으로 갑자기 큰돈을 벌었다. 순간 물질에 현혹되기도 했다. 어린 시절 그는 인천의 한 백화점 명품 매장을 구경하다, 운동화 차림의 자신을 위아래로 훑는 점원의 시선에 상처받은 기억이 있다. ‘성공해서 이 매장을 털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뜻대로 됐다. 하지만 ‘돈과 박수에 취해 명품이나 사 입다니, 겨우 이런 것에 무너지다니…’ 행복하지 않았다. 아주 짧은 동안이지만 잘못된 길로 가는 자신을 발견하고 곧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때 낸 음악이 ‘구찌 뱅크(9UCCI BANK)’, ‘고장 난 네비’다. 대놓고 물질을 이야기하다, 자신을 다잡고 바른 방향을 찾는 내용이다. 


단순히 내 바지 주머니가 두꺼워지는 게 아니야 / 내 위치는 많이 변했지만 나는 여전해 / 

난 일시적인 세상의 것으로 움직여지지 않아 / 영원의 것을 영원히 따라  -  ‘포에버(Forever)’ 중에서


​작업실 한편에 늘 함께하는 성경. 신앙은 그를 지탱하는 힘이다.


“제게 재능이 있다면 단 10%, 나머지는 전부 노력이 차지합니다.” 

좁은 밀실에서 세상과 단절한 채, 그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




깊고 찬란한 미래


그는 일곱 살 때 인천으로 와 지금 부모님과 함께 동춘동에 살고 있다. 여의치 않던 시절, 사람들로 인해 상처받기도 했지만 이젠 추억이 됐다. 인천은 오늘의 비와이를 있게 했다. 돈을 벌었다고 세상에 알려졌다고 해서, 떠날 이유는 없다.


“평소 인천에 대해 많이 생각합니다. 인천은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가치 있는 도시에요. 그만큼 자랑스럽고,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커요. 인천의 친구들도 이 안에서 꿈을 키우고 미래를 내다보길 바랍니다. 내가 발 딛고 선 내 땅이잖아요.”




그는 올해 청라국제도시에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을 위한 기획사를 차린다. 자신의 꿈이 자란 공간을 모두에게 확장시키는 것이다. 이름은 ‘데자부(Dejavu)’. 어릴 적 꿈이 오늘 현실이 되었듯, 다른 누군가의 꿈을 이뤄주고 싶다.


“성공하면 서울에 가고 조건 좋은 큰 회사에 가고, 그게 정답은 아니에요. 제 길이 옳다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누군가 저를 보고, 안전한 길을 걷는 대신 도전하는 삶을 선택하면 좋겠습니다.” 청춘들의 좌표까지 챙기는 꽤 괜찮은 스타, 멋진 그다.


I am from 인천 / as known as 미추홀 / 이곳에서 전설로 만들어져 가는 

나와 내 식구  -  데뷔곡 ‘왈츠’ 중에서 


걱정 마 넌 자랑스러운 어제를 살았고 / 걱정 마 넌 후회 없는 내일을 만들 걸 / 

보이는 대로 살지 말고 살려는 대로 바라보길 / 네 처음 모습 그대로  -  ‘마이 스타(My Star)’ 중에서


▲비와이의 첫 정규앨범 ‘The blind star’(2017년 9월 17일 발매)



원고출처 : 인천시 시정소식지 <굿모닝인천> http://goodmorning.incheon.go.kr/index.do

굿모닝인천 모바일북 http://www.mgoodmorningincheon.co.kr/
글 정경숙 본지 편집장│사진 류창현 포토디렉터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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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1-21 12:43:46.0

    본인 철학이 뚜렷해서인지 랩을 잘 이해못하는 저도 듣기 좋아요

    수정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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