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이야기

[인천 이야기] 행복한 창작공간 ‘모모하시니’

발간일 2019.01.07 (월) 17:51


부부가 문화기획자로 문화사랑방 역할

한적한 주택가, 만화가 그려져 있는 유별난 간판이 오가는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강아지 두 마리와 네 살 배기 아이, 그리고 만화 작업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오현석, 김현주 부부가 생활하는 공간이 펼쳐진다.


▲​이전하기 전 모모하시니 작업실의 모습. 16평의 공간에서 
오현석, 김현주 부부와 네 살 배기 아이 하신이, 강아지 오이와 비누가 누비며 생활하였다.


주로 작가에게 작업실은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이라 개방하는 경우가 드문데 만물작업실 ‘모모하시니’는 작업실과 주거 공간을 나누지 않고 일과 가정이 동시에 이뤄지는 독특한 구조로 꾸며져 있다.


“출산 후 수봉공원 근처 산동네에서 2년 정도 지내다 빌라로 이사를 했는데 층간소음 문제로 결국 용일초등학교 인근에 작업실 겸 살림을 꾸리게 되었어요. 작업실 뒤편에 방과 부엌이 이어져 있고 화장실은 외부에 있어요. 별도의 샤워공간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1년 동안 아이를 개수대에서 씻겨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죠. 가정집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불편하긴 하지만 사사롭게  불만이 될 만큼 힘들진 않았던 것 같고 매일 생활기록을 하면서 이것도 다 지나갈 일이기에 즐거웠던 것 같아요. 흔하게 할 수 있는 경험이 아니잖아요.”




부부가 함께 꾸린 개방형 작업실 겸 주거 공간 


오현석, 김현주 부부는 약 일 년 전 겨울, 만화를 기반으로 파생되는 이야기를 만물작업을 거쳐 다양한 굿즈로 만들어 내는 것을 목표로 미추홀구 용현동 주택가 1층에 작업실을 꾸렸다. 만화작업실은 주로 개인 작업실이어서 방이 있거나 밀폐된 사무실 구조인데 모모하시니는 오픈형 공간이다. 내향적인 성향이 강한 부부에게 유리벽 너머의 바깥 시선이 부담되기는 했지만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직접 그린 만화를 활용한 '모모하시니' 간판


‘모모하시니’의 ‘모모’는 ‘무어’의 준말인 ‘뭐’를 의미하고, 거기에 아이의 이름인 ‘하신’을 편한 어감으로 풀어쓴 명칭이다. ‘뭐뭐하는 곳이니’ ‘뭐뭐하는 하신이’란 중의적 표현이다. 

 

한적한 주택가 한편에 설치된 기묘한 간판이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극시켜 종종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이 문을 불쑥 열고 들어와 “뭐 하는 곳이에요?”라고 묻고는 한다. 


주로 디자인 상품은 순수디자인을 토대로 제작된 것이 대부분인데 모모하시니는 직접 작업한 만화를 기반으로 한 제품 생산을 목표로 삼고 있다.



▲​글을 쓰는 아내와 그림을 그리는 남편. 부부가 낮과 밤을 나누어 
서로의 작업시간에 다른 한 명은 육아를 맡아서 하는 방식으로 병행한다.


인천이 고향인 오현석 작가와 경남이 고향인 김현주 작가는 마흔 살 동갑내기다. 옷 디자인을 전공한 김 작가는 취업을 위해 스물네 살에 인천으로 올라와 웹디자인과 쇼핑몰 일을하다 그해 오현석 작가와 만났다. 오 작가는 열아홉 살 때부터 유명작가의 문하생 생활을 하면서 만화를 그렸지만 일이 잘되지는 않았다. 만화를 그리다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플랜트(배관일)를 병행하기도 했는데 일을 하며 겪었던 경험을 ‘노하우’라는 웹툰으로 네이버에 연재하기도 했다.


“저는 글을 쓰고 남편은 그림을 그려요. 함께 만화작업을 시작한 지는 오래되지 않았어요. 삼십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서로의 작업이 자연스럽게 교집합을 만들어냈어요. 작업실을 꾸린 후 일 년 동안은 제품을 제작하기 위한 기초적인 만화 작업에 열중하며 만물작업의 초석을 다지는 시기를 보냈어요. 지금은 지인과 만화단편집 출간을 위해 작업하고 있어요.” 


부부가 낮과 밤을 나누어 서로의 작업시간에 다른 한 명은 육아를 맡아서 하는 방식으로 병행한다. 작가들이 창작에만 전념해도 작품을 만들어내기까지 고된 노력과 시간을 쏟아내는데, 부부는 전업 작가로 지내며 24시간 내내 육아까지 해내느라 시간적,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기는 쉽지 않다.


“생계를 위해서 외주 작업을 안 할 수가 없어요. 기업이나 관공서, 출판사 등 판촉물에 만화나 일러스트 작업을 꾸준히 해왔어요. 당장의 생계를 위해 외주 작업을 했는데 그로인해 정작 우리의 작업은 지체되어 자연스럽게 콘텐츠 생산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특히 외주 작업은 작가 고유의 브랜드로 작업하는 것이 아니어서 장기적으로 가게 되면 결국 자기 콘텐츠는 고갈되어 돈으로 해결이 안 되는 부분이 있거든요.”








▲오현석 작가는 만화를 그리다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플랜트(배관일)를 병행하게 되었는데 일을 하며 겪었던 경험을 그린 
‘노하우’라는 웹툰을 네이버에 연재하기도 했다


부부는 본질을 찾아가는 판타지에 접근을 시도한다.


“아이가 태어나고 난 후부터 동심, 판타지, 모험에 관심을 두고 있어요. 생활 웹툰을 그렸었는데 육아의 본질에 접근한다하여도 이야기가 반복되는 경우가 잦더라고요. 그래서 그만 두고 제게 맞는 세계관을 찾아 그렸어요. 대자연, 전통, 민속, 아이, 동심, 달, 새벽 등 생활보다 허구에 기반을 둔 이야기에 접근했죠. 요괴, 다른 세계에 존재하는 것 등에 관심이 많거든요. 아이의 이미지를 차용해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다른 좋아하는 요소들을 접목시켜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유아동심판타지 장르예요. 조금 더 구체적인 주제라면 본질, 결국 본인이 있던 자리로 돌아간다는 결론이에요.”




미추홀구의 문화사랑방으로 자리매김 목 


모모하시니는 1월 초 미추홀소방서 인근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해 옮겼다. 이번 역시 작업실 겸 주거 공간으로 꾸며지며, 만화를 전문으로 하는 동네서점으로 거듭난다.


“현재 저희의 콘텐츠 작업은 진행 중이라 서점에는 우선 외부 작가와 세계관이 맞는 작품 판매를 위주로 하고, 최종 목표는 우리만의 콘텐츠로 만든 만화와 출판물, 상품으로 채워놓는 거예요. 겨울에 콘텐츠 작업을 위주로 할 예정이니 올 봄부터 포스터 및 엽서 등 판매가 가능할 것 같아요. 무엇보다 미추홀구는 아직 동네서점이나 공방 등의 소규모 문화플랫폼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아서 모모하시니가 특화된 문화사랑방 역할을 하고 싶어요. 문턱을 낮추어 지역민이 문화를 함께 향유하고 언제든 드나들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대신 욕심을 부리지 않고 저희 스타일대로 소박하게 꿈을 이뤄나가려고요.”


겸손과 소박함이 묻어있는 공간에서 매순간 한 컷의 행복을 
그려내는 모모하시니. 작업실 겸 주거 공간을 함께 활용하며 알차게 채워가는 세 식구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부부가 육아를 위해 전업 작가의 길을 선택했기에 육아로 인하여 경력이 단절된 엄마들을 위한 일도 꾀하고 있다.


“나중에 저처럼 육아를 위해 꿈을 포기하고 살았던 엄마들과 함께 작업을 하고 싶어요. 인프라를 구축하여 함께 작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어요. 세계관이 맞는 작업을 하여 작품으로 생산하고, 생산된 작품을 제가 가져와 판매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잖아요. 엄마들과 윈윈 할 수 있는 일을 만들어 엄마들이 사회로 나올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일명 ‘사회복귀프로젝트’라 할 수 있죠.(웃음)” 


겸손과 소박함이 묻어있는 공간에서 매순간 한 컷의 행복을 그려내는 모모하시니. ‘만화’를 콘셉트로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창출할 문화사랑방 ‘모모하시니’의 도약을 기대해본다.


모모하시니 주소 :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주안동 809-5번지 1층



글·사진 이수인 I-View 객원기자


 

댓글 2

댓글 작성은 뉴스레터 구독자만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구독신청

※ 뉴스레터 신청시 입력하신 이메일 주소를 입력해주세요.

  • 2019-01-15 23:21:28.0

    두분 웃는 모습에서 행복이 넘쳐나네요

    수정삭제

    ※ 뉴스레터 신청시 입력하신 이메일 주소를 입력해주세요.

  • 2019-01-08 09:09:49.0

    두분의 공간 그리고 작업과 굿즈 모두 궁금해지는걸요. 기회가 된다면 꼭 방문하고 싶은 곳이에요^^

    수정삭제

    ※ 뉴스레터 신청시 입력하신 이메일 주소를 입력해주세요.

Main News

Main News더보기 +

많이 본 뉴스

주간 TOP 클릭
많이 본 뉴스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