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이야기

[인천 이야기] 영종도 어르신들, ‘적제비 전통장’으로 일내다!

발간일 2018.04.04 (수) 17:40

 

인천시 최우수 기업으로 뽑힌 ‘어머니손맛두레사업’

늙는 게 서러운 것은 도전할 용기가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그것이 실패했을 때 감수할 용기가 사라진다는 것은, 이미 세상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다. 이런 편견을 깨고 영종도 노인들이 모여 마을기업을 만들었다. 그들에게 ‘늙음’이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보다는, ‘경험’이요, 그래서 그들은 도전이 두렵지 않다.


 


 

 
 

영종도 붉은 제비, 전통장맛으로 찾아들다

옛 영종도에는 붉은 제비가 많이 날아다녔다. 영종도 노인들은 지금도 비행기가 나는 모습을 보고 ‘적 제비가 날아간다’고 표현한다. 영종도 7단지 LH아파트 노인회가 만든 마을기업 ‘어머니손맛두레사업’의 상표 ‘적제비 전통장’은 영종도 옛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영종 7단지 LH경로당은 다른 지역 경로당과 많이 다르다. 이곳은 독거노인과 생활이 힘든 어르신들이 많다. 힘든 어르신들이 장을 만들어 나눠먹자는 의미로 모여 장을 담갔다. 남은 장을 팔아서 노인회 부식비라도 마련하자는 의미로 넉넉히 담가 동네에 팔기 시작했다. 젊은 시절 시어머니, 친정어머니로부터 배운 장맛이기에 맛은 장담할 수 있었다. 맛을 본 후 찾는 이가 점점 많아졌고 입소문을 타고 2016년 독립된 기업체로 우뚝 서기에 이르렀다.


 


 


 

우리도 할 수 있습니다

어머니손맛두레사업 진창희 대표 나이는 86세다. 그녀에게 나이란 숫자에 불과하다. 

“노인정에서 노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화투를 치거나, 수다를 떠는 일 밖엔 없더라고요. 그렇게 그냥 시간을 보내느니 생산적인 일을 해보고자 일을 저질렀습니다.” 

2015년 ‘어머니손맛두레 나눔 희망마을’로 시작해 법인을 꾸리고 마을기업으로서 뽑히고 2016년에는 어엿한 사업장을 만들었다.

“노인들이 젊은이들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어요? 우리가 가장 잘 하고 자신 있는 것이 바로 장 만드는거였지요. 영종도는 콩 농사가 잘 안되는 지역이라 가장 콩이 맛있는 파주 지역 장단콩으로 장을 만듭니다.” 이상규 이사는 원료가 좋아 장맛이 좋다고 자랑한다. 


 



 

“남쪽지역 콩은 값이 싸서 어느 해는 장을 담가봤는데, 파주 장단콩 맛을 따라가질 못하더군요. 그래서 가격차가 3배 정도 있어도 장단콩만 고집합니다.”

콩을 삶을 때도 커다란 가마솥을 이용한다. 장 담그는 시기도 옛날 사람들이 사용했던 음력력을 사용한다. 그래야 장맛이 좋아진다는 귀띔이다. 그 어떤 식품첨가제도 사용하지 않고 전통 방식 그대로 만든 장맛은 입소문을 타고 전국에서 찾고 있다. 작년의 경우 연 매출 3,000만원을 올렸다. 소량으로 판매 방식을 바꿨더니 매출이 쑥쑥 오르기 시작했단다. 사실 마을기업이다 보니 이윤창출이 목적이 아닌지라, 인건비와 월세를 빼고 나면 남는 건 아직 없다.

“남기려고 하면 장 장사는 접어야죠. 양심껏 우리 노인네 손맛을 알리려고 하는 겁니다. 우리 손주들 먹이는 심정으로 만들어요. 이렇게 힘없는 노인네도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남을 도울 수 있다는 자부심으로 일에 참여하고 있지요.”


 



 

박부자 할머니는 무급으로 일을 돕고 있다.

임경순 할머니는 “바깥양반이 참 어렵게 자랐거든요. 바깥양반이 워낙 남 돕는 걸 좋아하니 저도 돕는 중입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 손 맛을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니 제가 계속 일을 하는 것 같습니다. 힘 있을 때 까지 해야죠.”

임경순 할아버지의 남편이자 총괄이사인 이상규 할아버지는 “사실 저는 암환자입니다. 그런 제가 아픈 몸 이끌고 이 사업을 하게 된 계기는 더 늙기 전에 어려운 가정을 돕고 싶어서였습니다. 어릴 때 무척 어렵게 자랐기 때문에 없는 사람들의 마음을 제가 알거든요. 잘 키워서 젊은이들에게 인수인계해주면 일자리창출도 되고 좋을 것 같습니다.”

마을기업에서는 수익금으로 많은 좋은 일을 하고 있다. 겨울에는 직접 배추를 심어 어려운 이들에게 김장나눔 행사를 하고 있고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도 주고 있다. LH노인들에게는 무료로 부식비를 대주고 어버이날 독거노인 잔치도 해주고 있단다.


 





희망이 생기다

“정부 보조금으로 시작한 우리 사업이 이렇게 크게 될 줄 아무도 몰랐어요. 하물며 젊은이들이 시작도 하지 않고 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아픕니다. 저희 꿈은 젊은이들이 우리 사업을 잘 이어받아 장 만드는 기술이 끈기지 않길 희망해 봅니다.” 진창희 어르신에게 꿈을 물었더니 영종의 젊은이에 대한 일자리 창출을 말한다.

“우리 장을 이용한 보리밥집을 운영해 보는 게 제 꿈입니다. 돈 없고 자식 없는 노인들이 언제나 들러 밥을 해결할 수 있는 무료급식소도 운영해 보고 싶고요.” 임경순 어르신의 꿈이 참 곱다.

“작년에 인천시 최우수기업으로 우리 기업이 뽑혔어요. 올해는 전국 최우수기업에 뽑히고 싶습니다. 전국 후보가 되면 상금이 나오거든요. 그돈이 생겨야 또 동네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수 있지요.”


 



 

보물창고를 개방하다

“우리 보물창고 볼래요?” 어르신들이 보물창고를 개방했다. 장이 담긴 장독대를 어르신들은 보물창고라고 부른다.

“새벽부터 7-8시간 콩을 삶고 뜨끈한 아랫목에 메주를 띄우고 볏짚으로 하나하나 새끼를 꽈서 자연바람으로 메주를 건조시켜요. 자연이 주는 선물로 이렇게 장을 담그니 이게 바로 하늘에서 주는 보물이 아니겠어요?”

보물창고를 지닌 그들의 웃음이 어느 부자보다 더 넉넉해 보였다.


 


 

 

(주) 어머니손맛두레사업
032)751-0799

홈페이지 : www.적제비.com


 

- 취급품목:

 쌈장, 고추장, 간장, 청국장가루 선물세트

 고추장, 된장, 간장

 청국장, 청국장가루 

 들기름, 참기름 

 다래순, 곰치, 부지깽이

 곤드래, 취나물

 고추부각, 고사리, 무말랭이


 

이현주 I-VIEW기자 o7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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