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이야기

[인천 이야기] 겨울은 추워야 하고, 빙어·송어는 잡아야 제맛

발간일 2018.01.31 (수) 14:11

 

겨울 이색체험 강화 빙어, 송어 축제 현장

북극발 강추위가 매섭다. 일주일 넘게 계속 되는 한파가 움츠려 들게 하지만, 겨울에만 누릴 수 있는 매혹적인 풍경과 경험을 놓칠 수는 없다. 동장군의 기세에 눌려 야외활동이 엄두가 나지 않았던 ‘방콕족’의 발걸음을 이끈 겨울왕국이 있다. 겨울축제의 대명사, 빙어축제와 송어축제다. 냉수성 어종은 이른 시간에 잘 잡힌다. 당일치기로 낚시를 즐기려면 이동시간이 길지 않은 지역이 좋다. 최근 몇 년 사이 수도권에서 자동차로 1시간 남짓 거리의 강화도 빙어, 송어 축제가 겨울 여행의 핫 플레이스로 뜨는 이유다.



강화에서 가장 오래된 빙어축제 – 황청저수지

 ‘호수의 요정’이라는 예쁜 별명을 가지고 있는 빙어(氷魚)는 ‘동어(凍魚)’라고도 할 정도로 추운 곳을 좋아한다. 빙어란 이름은 조선말 실학자인 서유구가 ‘동지가 지난 후 얼음에 구멍을 내어 잡고, 입추가 지나면 푸른색이 점점 사라지기 시작하다가 얼음이 녹으면 잘 보이지 않는다.’하여 ‘빙어’라 부른 것에서 유래 되었다.

빙어는 몸도 가늘고 입도 조그만 해서 바늘도 작은 것을 사용한다. 미끼는 구더기를 쓴다. 미끼가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채비(바늘, 미끼, 줄, 찌)를 살짝 들었다가 다시 내려주는 유인동작을 계속 해야 하는데, 이것을 ‘고패질’이라고 부른다.
 


올해로 12년이 된 황청저수지 빙어축제는 강화 얼음축제의 원조다. 2만평이 넘는 넓은 저수지 위에 수상 방갈로와 잔교좌대가 설치되어 있다. 얼음 위를 자유롭게 다닐 수는 없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크고 작은 인재는 여전하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강화군에서는 얼음 두께 30cm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얼음 입장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축제 참가자들에게 이와 관련한 의견을 물었다. 아쉽다는 대답도 있었지만, 어린자녀를 대동한 대부분의 부모들은 안전관련 규제가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어 안심이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두 번째 방문이라는 한 가족에게 빙어축제의 즐거움에 관하여 물었다.
“송도에서 아침 일찍 출발했어요. 5살 아들과 작년에도 왔었는데 아이가 더 좋아 하더라고요. 빙어낚시는 초보자들도 손쉽게 할 수 있어 부담이 없어요. 거창한 낚시 장비 없어도 이곳에 와서 다 준비가 가능 하니 편리하더라고요. 시설도 잘 되어 있고, 얼음썰매장과 아이들 체험거리들도 있어서 겨울철 가족 여행지로 적격입니다.”
꽝꽝 얼어붙은 얼음 위를 달리는 썰매는 요즘 어린이들에게 생소한 놀이다. 인터넷 게임에 익숙한 어린이들에게 얼음지치기는 쉽지 않은 미션일 것이다. 아빠, 엄마의 출동 타이밍, 부모와 자녀들이 몸으로 부딪히는 특별한 시간이다.


손맛을 못 봤다고 속상해 할 필요는 없다. 빙어 뜰채잡기 체험도 준비 되어 있다. 잡은 빙어를 식당으로 가져가면 약간의 수고료를 받고 빙어튀김을 해준다. 바삭바삭한 빙어 튀김 맛이 궁금했다. 생선가스와 비슷했다.


축제 관계자에게 빙어낚시의 꿀팁을 물었다. 얼음구멍을 내기 위해 끌창도 사용 하지만, 드릴로 뚫는 게 더 좋다. 뚫은 면이 미끈해야 애써 잡은 물고기를 놓치지 않는다. 또한 빙어는 밝은 곳을 좋아한다. 얼음 위에 쌓인 눈을 계속 치우는 까닭도 이와 같다. 얼음으로 빛이 통과해야 빙어가 몰린다. 그늘보다는 볕이 잘 드는 장소에서 빙어가 더 잘 잡힌다. 

강화 빙어축제는 2월 24일까지 진행된다. 얼음 상태에 따라 일정은 변경될 수 있으니 미리 확인하자. (홈페이지 www.hcfestival.co.kr / 문의: 032-933-0105)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이 선택한 강화송어축제 – 인산저수지

인산저수지는 2017년에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에 등장한 송어축제 촬영지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침 일찍부터 월척을 꿈꾸는 사람들로 붐볐다. 할인을 받고 싶다면 사전에 소셜커머스에서 입장권을 구입하면 된다.


풍광 좋은 저수지에서 낚시줄에 송어가 걸리기를 기다리고 있자니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이 절로 녹아내린다. 세월을 낚았다는 강태공의 심정을 알 듯 말 듯 하다. 

송어는 깨끗하게 흐르는 물에서만 사는 까다로운 냉수성 어종이다. 민물생선 중 가장 고급스러운 종류다. 직접 잡아 팔딱 팔딱 뛰는 송어를 사랑하는 이들과 나눠 먹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의욕은 넘치는데 송어가 안 걸린다. 낚시의 달인에게 송어 낚시의 정석을 물었다. 

 “송어는 떼로 몰려 다녀요. 장소 찾는 게 관건이죠. 먼저 미끼를 콩 알 크기로 뭉쳐서 바늘에 달아준 후, 줄을 바닥까지 내립니다. 이때 줄이 평평해야 합니다. 그리고 조금씩 올리면서 어느 수심층에 송어가 있는지 찾아요. 이걸 감으로 알아내는 게 초짜와 숙련자의 차이입니다.”

 

주최 측에서는 송어를 잡지 못한 초심자를 위해 다양한 행사를 계획 하였다. 송어를 걸고 벌어진 떠들썩한 이벤트. 치열한 경합 끝에 커다란 송어를 손에 넣은 참가자가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송어를 푸드코트로 가져가니 빛깔 고운 회와 지글지글 고소한 구이로 변신하여 돌아왔다. 송어 회 한 점 입에 넣었다.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육즙 흐르는 송어구이도 먹어보았다. 입 안 가득 고소한 향이 퍼진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탄성을 자아낼 최고의 별미다. 고단백 저지방 식품인 송어는 맛 좋고 영양 만점인 겨울철 최고의 보양식이다.

돌아오는 주말에 송어 잡이에 동참해보자. 송어축제는 2월 25일까지다.
(홈페이지 www.insanry.com / 문의: 010-6664-4354)

 

베일 것 같은 칼바람에도 빙어, 송어축제의 열기는 뜨겁다. 이한치한, 겨울은 추워야 제 맛이다. 수평선너머 살랑살랑 봄기운이 고개를 내밀기 전에 겨울의 낭만을 만끽하자. 인증샷은 필수. 기억저장고에 담을 추억이 또 하나 늘었다.    

 


글 김세라 ‘i-View’ 기자, 사진 나윤아 자유사진가


 

댓글 0

댓글 작성은 뉴스레터 구독자만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구독신청

※ 뉴스레터 신청시 입력하신 이메일 주소를 입력해주세요.

Main News

Main News더보기 +

많이 본 뉴스

주간 TOP 클릭
많이 본 뉴스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