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이야기

[인천 이야기] ‘치파오, 사탕’ 등 결혼 상징하는 그들의 문화

발간일 2018.01.08 (월) 19:34

화교들의 색다른 결혼문화

 

지난 11월 12일 서울 명동 동보성(東寶城). 이곳은 한국에 살고 있는 화교들이 중국식으로 결혼을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주말인 이날 한·중 커플의 결혼식이 진행됐다. 화교 신랑 李厚政(34)씨와 한국인 신부 趙恩彩씨는 사랑으로 국적을 뛰어넘었다. 동보성은 이후정군과 조은채양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찾아온 하객들로 붐볐다. 화교사회의 영향력 있는 집안의 결혼식이기에 많은 화교들이 그들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하객으로 참석했다. 그들은 하객들의 축하를 받으며 행복한 미래를 설계하고 있었다.

 

 



 

주례, 총무, 혼주 등을 알리는 명찰 달아

화교들의 결혼은 한국의 결혼식과는 사뭇 달랐다. 한국에서 살고 있지만 자신들의 전통과 문화를 바탕으로 한 결혼식이었다. 우선 하객은 물론 결혼 주최측도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명찰을 가슴 한 쪽에 달고 있었다. 주혼인(主婚人), 사의(司儀), 사장(司帳), 총무(總務), 총리(總理), 소개인(紹介人), 증혼인(證婚人), 초대인(招待人) 등. 

 

 



 

주혼인(主婚人)는 양가 부모들, 사의(司儀)는 결혼식 사회자, 사장(司帳)은 결혼 축의금 담당, 총무(總務)는 결혼식을 총괄하는 사람들, 총리(總理)는 결혼식을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사람, 소개인(紹介人)은 신랑신부를 서로 소개한 사람, 증혼인(證婚人)은 결혼 주례자를 뜻했다. 일반 하객들은 초대인이라고 쓴 명찰을 달았다.   

또 벽면 한쪽에는 이날 결혼식 진행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역할과 이름을 빨간색 종이에 적어놓아 이채로웠다.

 

 



 

축의금도 ‘희(囍)’자가 적힌 빨간색 봉투인 홍빠오(紅包)에 넣어 낸다. 한국처럼 흰색봉투에 담아서 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중국에서 흰색봉투는 조의금을 낼 때 사용한다. 붉은색은 경사의 상징인 반면 흰색은 슬프거나 힘든 상황을 의미한다. 빨간색으로 만들어진 청첩장에도 ‘희(囍)’자가 쓰여 있었다. 청첩장을 받아야 결혼식에 갈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

화교들의 결혼식에서 볼 수 있는 또 다른 이색적인 물건은 방명록이다. 종이로 된 방명록에 하객들의 이름을 쓰는 우리와 달리 화교들은 분홍색 천에다 하객들이 이름이나 결혼을 축하하는 글을 남겼다.

 

 



 

화교들의 결혼식에서는 증인제도가 있다. 이들의 결혼식에서만 볼 수 있는 풍습이다. 결혼식 단상에는 주례, 양가 아버지, 신랑신부 소개인 2명 등 총 5명이 결혼식이 끝날 때까지 서서 결혼식을 지켜본다. 이들은 신랑신부의 결혼을 증명하는 사람들이다. 화교들은 본격적인 결혼식이 진행되기 전에 주례, 양가 아버지, 소개인이 모인 자리에서 결혼서약서에 도장을 찍어 결혼을 보증한다. 오랫동안 진행해온 관례이자 풍속이다. 

 
 

신랑·신부 피로연때 치파오입고 하객들에게 인사

중국 전통 결혼식에서 신랑신부는 전통 복장인 치파오를 입는다. 옛날에는 남녀 모두 부와 복을 상징하는 빨간색 치파오를 착용했다. 그러나 한국에 거주하는 화교들의 경우 지금은 현지인들과 같이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결혼식을 올리는 게 일반적이다. 관례가 상당히 간편화된 상태다. 그러나 결혼피로연에서는 치파오로 갈아입고 하객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드린다. 하객들이 앉아 있는 원형 테이블을 일일이 돌며 하객들과 건배를 하며 술을 나눠마신다. 하객들에게 고마움의 표시다. 

 

 





 

이날 결혼식을 올린 이후정, 조은채 커플도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결혼식을 한 뒤 신부는 빨간색 치파오, 신랑은 짙은 남색 치파오를 입고 손님들에게 인사를 했다. 한국에서도 신랑신부 가족이나 친인척들이 결혼 예복으로 한복을 입는 것과 같이 이날 신랑의 어머니나 친척들도 중국인들의 전통예복인 치파오를 입어 중국적인 분위기를 한껏 풍겼다.

화교들의 결혼식은 한국과 달리 시간이 길었다. 결혼식보고 밥 먹으면 끝나는 우리의 결혼식과 달리 화교들은 피로연이 진행되는 가운데 가족, 친지들이 나와 노래하고 춤을 추며 결혼식의 여흥을 즐겼다.  

화교들의 결혼식에서 음식은 결혼하는 사람들의 지위와 부를 말하는 중요한 요소다. 보통 결혼식에서는 보통 7가지 정도의 요리가 나오는데 이날 이후정·정은채 커플의 결혼식은 중국의 전통요리 코스를 제대로 보고 맛볼 수 있었다. 결혼식에서 나오는 요리 중 두 번째와 세 번째가 가장 고급이다. 이날 나온 요리들은 여덟가지 냉채, 삼선 삭스핀, 왕새우튀김, 해삼삼겹살찜, 딤섬, 송이전복, 관자소고기매운소스, 사희완자, 도미찜, 지미구, 초두면, 제철과일 등의 순으로 나왔다. 

 
 






 

도미는 중국산둥 지방사람들에게는 좋은 일이 생기게 하는 생선이라는 의미에서 가길어(加吉魚)라고 부른다. 도미찜을 낼 때는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을 향하게 놓는다. 코스의 요리 마지막에는 국수가 제공된다. 국수는 한국과 같이 신랑·신부의 결혼 생활이 오래도록 평안하게 이뤄지고 백년해로 하라는 의미가 있다. 때문에 한 젓가락이라도 먹어주는 것이 예의다.

 
 

바구니에 사탕담아 제공… 신혼 행복과 달콤함 상징

국수가 나오면 결혼식 피로연은 거의 끝난 거나 마찬가지다. 이쯤에 신랑, 신부는 사탕바구니를 들고 출입구에 서서 사탕을 하객들에게 나눠준다. 사탕은 결혼의 달콤함을 상징한다. 하객들은 바구니에서 사탕을 가져가고, 결혼축하의 말을 전하며 행복하게 오래살기를 기원한다. 전에는 사탕과 함께 담배도 하객들에 제공했다.

담배 연기가 오랫동안 행복이 이어지는 것을 뜻했다. 지금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담배는 빠졌다.

 

 



 

결혼식 문화는 나라마다 다르다. 살아온 문화와 전통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우리와 가까운 나라이지만 결혼문화의 차이가 크다. 그래도 공통적인 것은 결혼은 공동체의 축제이자 커플의 행복과 축복, 그리고 밝은 미래를 담고 있다는 것이 공통적인 요소다. 

 

 

글 이용남 ‘i-View’ 편집위원, 사진 서은미 자유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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