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탐방] 이 '자매'가 쌀 100% 발효빵을 만드는 이유?

발간일 2019.09.16 (월) 13:40


건강이 살아있는 빵 만드는 ‘복뎅이 베이커리’​


빵에는 밀가루, 달걀, 우유가 기본재료로 들어가지만 자매가 운영하는 ‘복뎅이 베이커리’ 빵에는 이 기본재료가 들어가지 않는다. 그녀들의 빵에는 더하고 첨가하기 보다는 빼기만 있다. 빵을 만드는데 꼭 필요한 재료를 빼고도 과연 빵이 만들어질까? 몸에 이로운 건강 빵을 만들고 있는 자매들의 노력 덕분에 빵 역사가 바뀌고 있다. 



‘복뎅이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언니 유재은, 동생 유재연 씨.




식구들을 위해 빵 재료를 바꾸다


두 자매가 운영하는 ‘복뎅이 베이커리’는 인천 중구 중산동에 위치한다. 언니 유재은(48세), 동생 유재연(46세) 씨는 대중적인 빵을 거부하고 손 많이 가는 건강 빵만을 고집한다. 
직접 항아리에 무 발효종과 금전초 발효액을 만들어, 국산쌀 100%로 반죽한 쌀빵을 굽는다.


“먼저 동생이 빵을 배웠어요. 당시 엄마가 많이 편찮으셨어요. 빵을 좋아하셨는데 시중 빵은 설탕과 여러 첨가물이 들어가 건강에 좋질 않다 보니 직접 빵을 만들어 드려야겠다고 생각했죠.” 언니 재은 씨는 동생이 처음 빵을 배웠던 동기를 말했다.


▲보드카에 바닐라빈을 넣어 6개월간 숙성시켜 카스텔라와 케이크를 만들면 풍미가 좋아진다.(좌)
직접 항아리에서 배양시켜 만든 
무 발효종과 금전초 발효액(우)


엄마 드릴 생각에 나쁜 것은 빼고, 속이 편안한 쌀가루를 이용하기로 했다. 쌀가루를 이용해서 빵을 만들었지만 밀가루 빵과 달리 질겼다. 자매는 고심 끝에 발효액이 쌀빵을 부풀려 부드러운 빵을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엄마를 위해 만든 쌀빵을 넉넉히 만들어 동네 사람들과 나누어 먹었다. 밀가루 빵을 먹지 못했던 아토피 아이들, 빵을 먹으면 속이 안 좋던 어르신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가게를 차리게 된 계기다.




발효를 공부하다


빵을 부풀리게 하는 데는 발효종과 발효액이 있다. 자매는 직접 발효액을 만든다. 무 1kg에 설탕 70g을 넣어 발효액을 만든다. 매일 교반(섞어주는 작업)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건강한 빵을 위해서라면 마다하지 않는다. 발효액의 균을 살리기 위해서는 매일 찌꺼기를 걸러주고 저어줘야 한다. 게으르면 균이 죽어 빵을 만들 수 없단다. 기본 36시간 발효를 해야 하며 숨을 쉬는 발효액이 만들어진다.


건강한 빵의 재료들


자매는 요즘 발효에 푹 빠져 있다. 청주에 위치한 발효음식 교육장 ‘정담가’에서 발효 장인에게 발효에 관한 다양한 방법을 배우고 있다. 발효장인 신은자 선생님을 만나게 된 건 운명이었다. “무조건 전화를 걸어 쌀빵을 하는 사람인데 발효액을 배우고 싶다고 얘기했습니다. 선생님께서도 마침 쌀빵에 대한 연구를 하고 계셨고 서로의 기술을 알려주자고 합의했죠.” 요즘도 매달 내려가 발효 수업을 듣기도 하고 빵 수업을 한단다.


그녀들의 빵 작업실에는 특이한 술들이 진열되어 있다. 빵집에 웬 보드카와 여러 종류의 청주가 있나 의문이 들었다. “보드카에 바닐라빈을 넣어 6개월 정도 숙성시켜 카스텔라와 케이크를 만들면 그 풍미가 상상 이상으로 깊어집니다.”


익숙한 방법을 거부하고 그녀들은 건강한 빵 연구에 인생을 걸었다. 그동안 알게 된 발효의 신비에 관한 내용으로 조만간 일본에서 책이 출판될 예정이다.




마니아층 두꺼운 쌀빵의 위력


그녀들은 새벽 5시 30분에 눈을 떠 빵을 만든다. 전날 오후 3시부터 불린 쌀을 3시간 정도 끓여 멥쌀묵을 만든다. 잡곡밥과 멥쌀묵을 이용해 빵을 만들면 짠맛이 생겨 소금양을 줄일 수 있고 맛은 구수해진다.


항암치료로 밥 냄새를 못 맡는 암환자나 아토피 환자, 속이 안 좋아 시판용 빵을 못 먹는 사람들에게 그녀들의 빵은 인기만점이다.


“전국에서 저희 빵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들의 한끼를 책임지고 있다는 사명감에 하루도 쉬질 못해요.”


발효액으로 부풀려 질기지 않고 부드러운 쌀빵.


이곳은 주문예약제로 빵을 판매하고 있다. 많이 만들어 다음날까지 판매하기 보다는 당일 생산, 당일 판매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다. 달걀과 우유를 사용하지 않아 맛이 없거나 종류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금물이다.


쌀빵을 처음 연구했을 때, 10가지 정도로 시작한 빵메뉴는 현재 50여 가지로 발전되었다. 계절별로 나오는 빵도 다르다. 요즘에는 단호박이 한창이라 단호박빵이 인기다. 날이 따듯하다보니 상하지 않는 오렌지빵이나 직접 흑미를 빻아 만드는 흑미빵도 인기다. 혈액암 환자가 의뢰해서 만들게 된 카스텔라와 대장암 환자들도 마음껏 견과류를 먹을 수 있는 쌍쌍팥빵도 이곳 인기메뉴다.


국산 도라지로 만든 ‘고뿔뚝청​’


블루베리빵, 고구마빵, 시골빵, 모찌 등에는 그녀들의 노고가 들어가지 않은 것이 없다. 시중에서는 맛볼 수 없는 양파마늘쨈 등 특이한 쨈과 수제청도 만날 수 있다. 국산 도라지로 만든 고뿔뚝청(도라지, 배, 무, 무조청을 졸여 만든 감기예방 청)은 겨울철에 인기 만점이다. 커피도 단 돈 천 원이면 즐길 수 있다.


“꿈이요? 욕심없이 지금처럼만 행복한 빵 만드는 거랍니다.”


그녀들의 쌀빵이 소문나자 군청이나 구청 대학교 회사에서 “프렌차이즈 하자”, “쌀 특산품 개발을 같이 하자.”는 제의를 많이 받는단다.


“저희가 애기엄마다보니, 크게 알려져 바빠지기 보다는 우리가 처음 빵을 시작했던 초심이 변질되지 않고 아이 돌보며 소일거리로 일할 수 있음에 기쁨을 느끼고 싶습니다.”


소박한 그녀들의 꿈처럼 소박한 그녀들의 빵이 오늘도 건강한 하루를 만들고 있었다.


한편 복뎅이 베이커리는 리뉴얼되어 엄마들에게 교육장으로도 사용될 예정이다.
교육, 판매 문의: 010-5330-6739



이현주 i-View기자 o7004@naver.com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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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01 07:46:54.0

    이런 자매분들덕에 먹거리가 더욱 더 건강해지는거지요.... 감사하고 또 감사한 일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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