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인의 삶

[인천인의 삶] “청관은 화가로 꿈 키웠던 무대”

발간일 2018.05.30 (수) 14:09


차이나타운 삼국지거리 벽화 그린 김건배 화가

인천 차이나타운을 돌다보면 중국 고전소설 삼국지와 초한지의 주요 장면을 벽화로 그려놓은 그림을 볼 수 있다. 차이나타운 삼국지거리에는 이들 영웅호걸들의 전쟁장면과 책 속의 주요 모습 등이 섬세한 필치로 그려져 있다. 스토리로 엮어진 그림들을 하나하나 보다 보면 어느새 삼국지, 초한지를 빠른 속도로 읽은 느낌이 든다. 삼국지거리 벽화를 원화로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6월 3일까지 중구 한중문화관에서 열리는 ‘차이나타운 삼국지· 초한지 벽화 원화전’이다. 종이에 수채로 그려진 원화와 타일로 제작된 벽화를 비교 관람할 기회다.
 


▲ 김건배 화가


이 장엄하고 섬세한 필치의 벽화를 그린 화가는 누가일까. 삼국지 거리 벽화는 국내 유명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세계적인 수채화가로 알려진 김건배 화가(71)의 작품이다. 김 화가는 1980~90년대 중반까지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광고계의 독보적인 존재였다. 그는 7, 80년대 국내에 일러스트라는 용어조차도 낯설었을 때 일러스트레이터로 이름을 날렸고, 88올림픽때는 88올림픽 캘린더를 제작하기도 했다.
 


▲ 차이나타운 삼국지거리의 벽화 원화(상), 김건배 화가의 스케치(하)


그는 인천 화평동에서 태어나 송림동에서 자랐고 영화중학교와 선인고등학교를 거쳤다.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렸고, 그림에 푹 빠져 살았다. 음악 감상실, 대합실, 인물스케치, 초상화 작업 등의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교를 다녔다.

학창시절 그의 그림 무대는 청관이었던 차이나타운이었다. 지금과 달리 60년대 차이나타운은 미술반 학생들이 좋아하는 그림 풍경들이 많았다. 개항기 시대 구석구석에 존재했던 옛 건축물, 일본과 중국 조계지 모습, 인천역 뒤 어시장 등 모두가 그림의 소재가 되었다. 전국 중고등학교 미술대회가 차이나타운에서 자주 열릴 정도였다. 청관은 그가 화가로써 꿈을 키운 무대였다.
 


▲ 차이나타운 삼국지· 초한지 벽화 원화전


김 화가가 삼국지거리에 벽화를 그린 것은 2004, 2005년 경이다. 고등학교 후배가 벽화작업을 맡았는데 벽화그림 사람을 못 찾아 미국에 있던 김 화백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자신을 키워준 인천에 봉사하고 기여하고 싶은 마음에 벽화작업을 수락했다. 2004년엔 삼국지 그림 90점, 2014년에는 초한지 50점을 그렸다.

그는 벽화를 작업을 위해 삼국지와 초한지를 몇 번씩 다시 읽고 관련 자료를 일일이 찾아 그림의 요소가 될 만한 장면과 내용을 추렸다. 그림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이었다. 내용을 정리한 후 모델에게 그림에 맞는 포즈를 취하게 하고 이를 사진으로 촬영했다. 꼼꼼하고 까다로운 작업이었다. 김 화가는 그림 한 장 한 장에 정성과 열정을 쏟았다. 그의 수고와 노력으로 차이나타운 거리엔 중국적인 요소가 더 입혀졌고,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 하나를 더 추가했다.
 


사실 김 화가는 차이나타운 벽화 작업으로 인천에 이름을 알렸지만 인천보다는 서울과 미국에서 더 유명한 작가다. 그는 고교 졸업 후 서울의 광고대행사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클라이언트로부터 천재, 마법의 손으로 불렸고, 1995년 갑자기 미국으로 이민을 간 뒤로는는 순수회화인 수채화가로 삶을 살았다. 미국의 유명 아트페스티벌에서 수채화 대상 및 전체대상을 17회에 걸쳐 수상했다. 그가 그리는 투명수채화는 물감들을 차곡차곡 발라 겹치는 과정을 통해 색의 혼탁을 조절하여 인체의 이미지를 회화적으로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화가는 이번 원화전시 중에도 초한지를 만화로 엮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노트에 초한지를 만화로 틈틈이 그리고 있다. 그가 직접 그리고 색을 입히며, 내용을 넣고 있으며 책으로도 발간할 예정이다.

“어린시절 추억이 묻어 있는 차이나타운에 벽화를 그리는 것은 감회 깊은 즐거운 작업이었습니다. 예술가는 대중들에게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마음의 양식을 제공하는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벽화작업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었습니다.”


글·사진 이용남 i-View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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